초 록 색 다 이 어 리/치 타 공 정 착 기 - 0 8 년 31

2009.05.13 00:03

이젠 날아다니는 신기하게 생긴 벌레들이 내 몸에 달라 붙어도 태연하게 있을 수 있다. 예전처럼 호들갑 떨지 않을 수 있다. 이 와중에 글자 위를 방황하는 날벌레군 안녕 바퀴벌레를 봐도 스프레이를 어느 각도로 뿌리면 잘 맞출수 있을까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도 되었다. 개미들이 팔뚝을 타고 올라 올때 아무렇지 않게 튕겨낼 수 있다. 떼끄니껄 T 메인로드. 공기가 보이는 듯 하다. 우주에 태양이 있지만 바로 이곳에 그가 존재 할 것이다. 숨을 들이쉬고 내뱉자. 쑤웁-하. 무거운 공기는 도로를 적시고 있다. 열기는 사람을 차를 도로를 쓰다듬고도 모자라 펄쩍펄쩍 뛰고 있다. ㅡ대혼란ㅡ질서를 찾아 볼 수 없다. 음 ... 이곳에서 질서를 논하자면 땅위에 인간이 있고 하늘 밑에 인간이 있고 하늘과 땅의 사이에..

2009.05.02 토

한 손엔 양파 1k께g지 한 손엔 200원짜리 바람개비를 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손이 없어 바람개비와 양파를 한손에 움켜 잡고 남은 다섯 손가락 권법으로 자물쇠와 열쇠를 맞춰 문을 여는데 비가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듯 내리기 시작했다 오늘 하늘은 나의 편♩ 비 소리를 더 잘 듣고 싶다 생각하자 마자 정전이 되어 팬이 꺼졌으니 비 소리가 잘 들린다 오늘 전기는 나의 편♩ 오랫만에 장을 본게 고작 양파 1k께g지 요리하는게 세상에서 제일 귀찮다 ----------------------------------------- 동문초등학교를 다니던 은지가 아니냐며 낯선이에게 쪽지가 왔다 그래서 나는 양정초등학교를 다니던 은지라고 했다 낯선이는 나에게 호빵이라는 귀여운 일촌명 그리고 "설마 거절하시진 않겠죠?" 라는 ..

2009.04.30 목

5월 나는 또 싱가라처럼 쌓여있는 해야할 일들을 미루고 다이어리 메뉴를 펼친다. 지난 해 NTSP였나 NPST였나 SPFT였나 하여튼 그 테스트를 할 때에 내 타입이 고쳐야 할 점이 일의 중요한 순서를 정하는 것이었는데. 엇쿠. 글이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는다. 단어를 끄집어 내는데 약간의 머뭇거림이 느껴져 마음이 쬐금 두터워 졌다. 여타든동 돌아온 CTG은 그 어느때 보다도 반가웠다. CNG가 없어서 탄 템포가 1년만에 처음이라니. 믿을 수 없지만 기억 하나. 길게 덮은 단복과 다섯 발가락을 따끔이 죄어오는 검은 구두를 신은채 도착한 우리는 처음으로 정코디네이터님을 만나고 소장님을 만나 어색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분명 나는 한증막 한가운데 서 있는데 다른점이 있다면 도시의 소음이 들리고 있다는 것. 시..

2009.02.16 월

시뜨깔 셰시. 버션더깔?! 방글라데시의 봄이 왔다 오랫만에 뉘야뉘야 논비리♩ 어제 오늘 점심 때 TTC 앞 수레에 어슬렁어슬렁 나가 삶은 계란을 사먹었다 소금이 너무 짜 투에퉤 봄이라고 하지만 냄새가 난다 한국에서 맡은 초여름의 냄새가 (나는 초여름이 좋아) 오후 1시 비쳐주는 햇살과 바람과 풀과 초여름의 내음이♩ 오늘은 시를 외워보자 나의 여름이 오는 시를 자유로워 지는거야 훨훨 마음 그리고 돈야빠따가 들어가지 않은 푸츠카는 완전 다른 음식이다

2009.01.05 월

취침시간 늦은 오후의 여섯시. 이것저것 읽어볼 책을 고르다가 나도 모르게 들어버린 단잠. 발 끝의 간질간질한 느낌이 날 깨워 일어나보니 지나쳐버린 오후의 일곱시 삼십분. 칙칙 배가 불뚝 나와서 날지도 못하는 모기를 죽이고 다시 잠드려고 한 시간 일곱시 삼십분 경. 뒤척뒤척 다시 일어난 시간 밤이 되기 전 저녁의 여덟시 십분 억울한 마음이 온몸을 휘둘러 버렸다 도저히 잠들 수 없다 - 잠이 들기전 하루를 회상한다. 하루의 조각조각을 퍼즐을 맞추듯 되새겨 보다 참을 수 없는 감정으로 잠 들지 못할 때가 종종 있다. 노줄선생님은 오늘 왜 나에게 ups를 어제 설치했어야 했다고 핍박하셨을까 몇 일전 애써 받아온 달력을 줬을 때 뒷통수치듯 이어졌던 그의 말들. 생각들이 물구나무 서며 그때그때의 상황이 떠올랐다 어..

2008.12.10 수

손 끝만 까딱 하면 이 세상의 모든 소식을 접할 수 있을 것 같다. 강이 바다로 변해갈 수록 서스름 없이 진화되어가는 매체들이 나는 싫다. 손가락 사이에 시뻘겋게 굳은살이 베이도록 편지를 쓰거나 ㅡ그 옛날ㅡ사람 그리고 사람과 사람을 통해 오는 소식이 나는 부럽다. 그런 의미에서 방글라데시가 부럽다. 다시 돌아오리라 상상은 했으나 정말 돌아온 걸 보니 아직까지 내가 많이 모른다.

2008.12.09 화

어제 늦게 잤음에도 불구하고 오늘 일찍 일어난건 소의 신음소리를 듣고서다 설마 보이려나 싶어서 창문너머 고개를 빼곰 내봤더니 시뻘건 물들이 골목을 가득 채우고 있다. 눈을 돌리니 목이 덜 잘려나간 소, 완벽하게 잘려나간 소 각각의 사연을 가진 소들이 벌러덩 누워있다. 싫다. 구역질이 나왔다. 소고기를 먹을 수 있을까? 조금 후, 배가 고파졌다 (야만인) 어제 오늘 부쩍 간디를 생각했다. 동네 사방이 소때리는 소리로 가득차다. 또르까리 향이 팬 바람과 함께 내 방까지 습격했다. 5일부터 계속 또르까리만 먹어서 별로 먹고싶지 않은데 점심을 뭘 먹을까 고민하는건 더 싫다. 소의 영혼이 방안 가득히 차있는 기분이다. 힌두들은 오늘 어떤 마음일까. 어제 막 마지막 밤을 보냈을, 주차장의 여섯마리 소와 한마리 염소..

2008.10.11 토

26.09.08~11.10.08 우와아아오우 무려 16일동안 추띨을 했꾸나 이천팔년 10월 11일. 16일의 긴 이드휴일이 끝나는 날 지난 2주를 돌아보면 26일 찬미언니 분가 27일 대청소 28일 방굴러대시 29일 조라르곤즈 30일 조라르곤즈 1일 노줄선생님-선교사부부 2일 TTC이드기념관사투어 3일 퍼이즐리찌리아카나.샤하절난.아립.샤헤프.꼬빌 4일 간디자서전 5일 다카자왈쁘러스뚜띠 6일 기차출발 호스텔 선배배웅 7일 삼다도은행포토파크커피자뜨라코마트 8일 굴리스탄모찟투어샤몰리 9일 단몬디아롱꼬꼬집커피월드피자두미옥선배배웅 10일 KLPT감독베트남부페엑마켓운동 11일 그린라인도착 (바빴구나후히) 매번 다카를 다녀올 때마다 변해가는 걸 느낀다. 더군다나 이번 다카출장?은 5일이라는 긴 시간동안 있었으니 돌아..

05.10.2008.pm9:14

05.10.2008.pm9:14 ★ 存在の耐えがたきサルサ Unbearable Lightness of Being 응 그렇다. 참을 수 없는. 용납할 수 없는. 처음으로 스타킹을 신었던 14살 무렵 미처 발 밑이 어두웠었고, 큰 돌부리에 걸려 (우스움을 지나쳐) 안쓰럽게 넘어졌던 기억이 난다. 스타킹은 물론이고 다리가 메롱메롱이 되었었지. 그러나 그 돌부리와 찢어진 스타킹 보다도 무섭고 싫은 기억이 있다. ㅡ그것은 이제껏 살아오면서 수 없이 겪어왔던ㅡ 넘어질 뻔한 찰나의 등골의 서늘함. 즉 넘어질 뻔 했던 기억들. '설마'라는 단어가 눈 앞에 아롱거리더니 시간과 섞여 눈물이 되었다. 그리고 ㅡ지난 날 넘어질 뻔 했던 것들 처럼ㅡ등골이 서늘해 진다. 쪽지가 어디에 있는지 생각나지 않는다. 생각할 수 조차 없다..

2008.09.25 목

꼿티까 수따 (Kotthitasutta) 한때 존자 싸리뿟따와 존자 마하꼿티까가 바라나씨에 있는 미가다야에 있었다. 그때 존자 마하꼿티까가 저녁 무렵 홀로 명상하다가 일어나 존자 싸리뿟따가 있는 곳을 찾았다. 가까이 다가가서 존자 싸리뿟따와 인사를 하고 안부를 나눈 뒤에 한쪽으로 물러앉았다. 한쪽으로 물러앉은 존자 마하꼿티까는 존자 싸리뿟따에게 이와 같이 말했다. [꼿티까] 벗이여, 싸리뿟따여, 어떻게 시각이 형상에 묶이고 형상이 시각에 묶여 있습니까? 어떻게 청각이 소리에 묶이고 소리가 청각에 묶여 있습니까? 어떻게 후각이 냄새에 묶이고 냄새가 후각에 묶여 있습니까? 어떻게 미각이 맛에 묶이고 맛이 미각에 묶여 있습니까? 어떻게 촉각이 감촉에 묶이고 감촉이 촉각에 묶여 있습니까? 어떻게 정신이 사물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