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록 색 다 이 어 리/이 태 원 프 리 덤 - 1 5 년 2

이태원, 떠날준비

​ 비둘기가 쉬어가는 모습을 같은 높이에서 바라볼 수 있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 집에 이사를 오고 참 많은 일이 있었지. 이태원역으로 욜로하는 인간들 때문에 많이 빡치기도 했고.. 누수와 벌레때문에 치를 떨기도 했다.. 이사온 첫 날 교통사고 후유증과 스트레스로 잠을 설치던 밤은 정말 힘들었어.... 이제야 정말 아주 조금은 알겠다. 우사단에 놀러오는게 아니라 살고 있는 사람들의 심경에 대해서...

미용실

집 가까이에 있는 비교적 세련된? 미용실에 사람이 너무 많아 좀 떨어진 낡은 미용실을 찾게 되었다. 둥그런 테이블이 휑둥그레 놓여있고 미용실안 가지들이 손 때가 탄, 홀로온 아주머니의 머리를 만져주고계신 아주머니. 아주머니의 머리 손질이 마무리에 다다를 수록 그들의 이야기는 더더욱 깊어졌다 시어머니의 증조할머니, 조상의 이야기까지 자세히 듣지는 못했지만 뭔가 이 미용실에 오길 잘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머리를 다한 아주머니는 시어머니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나에게 해주셨다 전쟁이후 북에서 내려온 군인들이 총자루를 겨누며 밥달라고 해서 밥 지어줬다가 총살당하고 그의 아들은 직장과 사회적 연결을 모두 빼앗겼다 하셨다. 겨우겨우 아는 사람에게 사정해서 일을 구하며 살아오셨다는 이야기였다. 그게 불과 얼마전 이곳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