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록 색 다 이 어 리/이 태 원 프 리 덤 - 1 5 년

미용실

두치고 2015. 11. 27. 08:55


집 가까이에 있는 비교적 세련된? 미용실에 사람이 너무 많아 좀 떨어진 낡은 미용실을 찾게 되었다.

둥그런 테이블이 휑둥그레 놓여있고
미용실안 가지들이 손 때가 탄,
홀로온 아주머니의 머리를 만져주고계신
아주머니.

아주머니의 머리 손질이 마무리에 다다를 수록 그들의 이야기는 더더욱 깊어졌다
시어머니의 증조할머니, 조상의 이야기까지
자세히 듣지는 못했지만
뭔가 이 미용실에 오길 잘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머리를 다한 아주머니는 시어머니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나에게 해주셨다
전쟁이후 북에서 내려온 군인들이 총자루를 겨누며 밥달라고 해서
밥 지어줬다가 총살당하고 그의 아들은 직장과 사회적 연결을 모두 빼앗겼다 하셨다. 겨우겨우 아는 사람에게 사정해서 일을 구하며 살아오셨다는 이야기였다.
그게 불과 얼마전 이곳 서울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하셨다.

미용실 아주머니는 이곳에서 미용실 시작하신지는 20년이 되셨다고 했다. 사신지는 36년이나 되셨다고 했다. 나에게 처음 던진 질문은
'이곳에 어떻게 왔냐' 였다.

그런 질문을 그것도 미용실에서 받기란 오랫만이고 낯설어서 쪼금 당황했지만
내 이야기를 왠지 모르게 술술 하게 됬더랬다.

담에 파마나 염색을 하면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르겄다 ㅋㅋ
또 올게요~ 라는 말을 남기고 떠난 땡땡 미용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