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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수 염 고 래/공 부

현대미술로서의 사진 : 사진으로 철학하기

by 두치고 2014. 1. 3.

제1강 현대성과 현대사진

 

◆ 현대사진의 특징 


※학습목표

현대사진의 언어는 전통사진의 언어와 어떤 차이를 갖는지 이해한다. 



▲ 언어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이유 


사진의 언어성은 어떤 방법으로 변해왔을까? 

언어성의 한 부분인 Narrative(서사) 와 Storytelling(이야기)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언어성의 차이는 무엇인가? 현대 미술로써 사진이라고 말하는 것은 무슨 뜻인가? 현대적 언어라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가 현대사진에서 지각할 것은 무엇일까? 

현대사진이 난해함은 언어성을 알게 되면 쉽게 이해된다. 현대사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Narrative와 Storytelling을 알아야 한다. 현대성과 그 이전 것의 차이가 무엇인지 알아야한다. 


public information= 현재사진의 네러티브 스토리텔링, 가벼운 이야기가 차지 함




▲ Tableau Image 란 무엇인가


타블로 이미지는 어떤 목적으로 그림 안에 이야기의 모든 것을 담는 그림의 방식이다. 타블로 이미지 방식은 주로 예전에 많이 쓰였다. 벽화나 병풍으로 생각하면 쉽다. 이것은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는 방식이 아닌 어떤 이야기를 담기 위해서 많은 이미지를 전개시켰던 형식이다. 그것이 요즘에는 큰 판형의 주간지에 등장하는 포스터 개념의 회화, 거대하게 한 장으로 말하는 표면사진을 타블로 이미지라고 말할 수 있다. 

벽보, 벽화는 커뮤니케이션 장치이다. 범죄자를 잡으려면 벽보가 필요했다. 벽에다 낙서의 형식으로 했었다. 하나의 홍보물이다. 이처럼 현대사진은 거대한 한 장의 사진으로 말한다. 

영화포스터처럼 말이다. 이 안에는 어떤 내러티브와 스토리텔링을 가지고 있다. 그것을 표현하는 전략들이 무엇인지 알아야한다, 





▲ 현대사진이 가지는 일상의 공공성 


현대사진은 Public Information이라고 할 수 있다. Public은 일상, 공공성, 일상의 무대를 말한다, 소시민의 무대이다. Information은 잡담으로 생각하면 좋겠다. 이것은 대중들이 일상에서 가볍게 건네고 주고받는 내용이다. 이것이 바로 현대사진의 내러티브이고 스토리 텔링이다. 


이전의 사진은 그 내용이 메시지가 상당히 역사적이다. 즉, 거대담론, 역사적 사건, 진실, 휴머니즘, 행복, 정의, 구원, 희생을 이야기 했다. 거대한 이야기가 들어있다. 에릭의 실제이름이 문정혁이라는 사실은 전혀 거대담론이 아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고, 일상 속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알아야 할 내용이기도 하다. 

주체인 현대인들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가벼운 내용들이다. 상사 흉보기가 신문의 일부에 뜬다. 우리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 시시껄렁한 가벼운 이야기가 현대에서는 가장 중요한 이야기가 되고 있다. 




▲ 현대사진은 다큐멘터리가 아닌 도큐먼트 


이 내용 안에는 도큐먼트가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 사진에는 다큐멘터리와 도큐먼트가 있다. 이 둘을 구별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날의 사진은 도큐먼트라는 사실만 알아도 현대 사진이 보일 것이다. 사진을 말할 때 1920년대까지는 다큐멘터리라는 말이 없었다. 리얼리티, 리얼리즘이라는 말도 없었다. 1839년 8월 19일 사진이 발명이었다. 그런데 그동안 왜 이 말이 적용되지 않았을까? 그것은 동어반복을 하지 않은 것이다. 사진이 바로 리얼리즘이고 다큐멘터리였기 때문이다. 




▲ 다큐멘터리와 도큐먼트의 차이 


근본적인 내러티브와 스토리 텔링은 현실을 기록하는 것이었다. 사진이 현실을 기록하는 방법은 단사진(One Cut, Single Flame)방식이다. 사진은 단사진의 역사이다. 사진이 발명되었을 때도 한 컷 필름이었다. 우리가 지금 쓰는 롤필름은 영화가 만들어진 이후에 적합하게 만들어진 카메라필름이다. 이 한 장의 사진이 도큐먼트가 된다. 연속으로 찍으면 다큐멘터리가 된다. 도큐먼트는 객관적인 하나의 모습이다. 이야기가 되면 다큐멘터리가 된다. 다큐멘터리는 한 장 한 장의 도큐먼트가 이어져 편집이 된 것이다. 


* 참고자료


프랑스의 사진가 으잔느 앗제(Eugene Atget) 의 작품 


▲ 발견과 우연으로 만들어진 전통사진 


사진은 불행히도 한 장의 사진에 모든 것을 담으려고 하였다. 사진은 발견의 예술이었다. 사진은 발로 찍는다는 말이 있다. 내가 빨간 옷을 입은 사람을 쫓아가야 빨간 옷 입은 사람의 사진을 만들 수 있다. 이것은 그림과 다르다. 내 앞에 빨간 옷을 입은 사람이 지나가면 그것을 찍는다. 우연이다. 사진은 발견이자 우연의 예술이다. 이것은 회화와 다른 문법이다. 사진은 현실에 있는 오브제를 취하고 맞닥들여야 할 수 있다. 사진은 발로 찍고 발견의 예술이다. 




순간과 직감에 의존한 전통사진 


이것에는 콘티가 필요 없다. 생각만 할 뿐이다. 1920년까지 사진은 순간에 천착한다. 우연적 순간, 발이 건네졌던 현실의 순간이었다. 내러티브, 스토리텔링은 주체의 생각을 사진에 전개시킬 방법이 제한되어 있었다. 한 장의 사진 시대에는 이것이 굉장히 어려웠다. 찍고 난 다음에 생각하게 된다. 주체자의 감, 필링이 중요하다. 


사진은 이성적 사유보다는 직감에 의존한다. 느낌이 오기 전에 사진을 찍지 말라는 말은 말로 표현이 안 되는 느낌이 오면 사진을 찍으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느낌에 의존 감에 의존하다보니까 어떤 말을 하고 싶어도 하고자 하는 말을 하기는 어렵다. 사진을 찍어내고 그 후에 사진에 대한 제목을 붙이게 된다. 그림은 그려놓고 나서 제목 붙이지 않는다. 스토리보드가 먼저 오기 때문이다. 작곡을 다하고 제목 붙이는 악보도 없다. 이게 사진의 내러티브 한계다. 꿈과 욕망을 말할 수 없다. 지나간 것, 보이지 않는 것을 말할 수 없다. 꿈을 찍는 사진이 있는가. 맘 속 욕망은 표현 불가능하다. 오로지 지금, 내 눈 앞에 있는 것만 찍을 수 있다. 얼마나 큰 내러티브와 스토리텔링의 한계인가. 




▲ 사진이 가지고 있는 숙명, 그것을 뛰어넘는 단계 


사진은 이것을 숙명, 한계라고 1960년대까지 체념해왔다. 할 수 없이 한계를 맞았고, 사진은 언어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예감했다. 속도도 없고 음모도 없는 뻔한 삶. 세상에 속도에 빠지지 않고 그냥 먹고 살고, 들에 나가 일하고 저녁 되면 돌아오고 모조리 드러나는 삶에서 사진은 문제없는 언어성으로 말을 했다. 

눈으로 보는 것이 진실이 아닌 시대가 도래 했을 때, 현실 뒤의 진실, 어떤 발생, 사건의 발생이 뒤에 있는 기제가 좀 더 중요한 사안이 된다. 이것은 여전히 이전의 내러티브로도 충분하다. 해, 왜가리, 꽃이 찍히는 것은 같다. 




▲ 현대성의 은밀함과 현대사진의 속성


현대성은 눈에 탁 드러나지 않는다. 뒤의 내용을 모른다. 현대성으로 오면 복잡해진다. 괜히 인공위성을 띄우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다 음모가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하는 날짜는 그냥 날짜가 아니다. 그 뒤에 숨겨진 의미가 있다. 현대로 오면서 기표 뒤의 것이 더 중요하게 되었다. 




▲ 점점 복잡하게 표출되는 현대성을 반영 


다큐멘터리는 딱 보면 안다. 전쟁, 기아, 거대 담론, 사건을 보면 다 안다. 그러나 현대는 점점 작은 사건, 보이지 않는 사건으로 간다. 읽을 수 있는 자만이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보는 자만이 보는 것이다. 요즘 세상은 잔머리를 굴리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 진짜는 따로 있다. 은밀함 속에 진짜가 있다. 진실은 저편에 있다고 다들 말하지 않는가?


* 참고자료


미국의 사진가 존 발데사리 (John Baldessari)의 작품

 



◆ 현대사진이 가지는 Narrative(서사) 와 Storytelling(이야기)

※학습목표
현대사진이 왜 Narrative와 Storytelling을 가지게 되는지 이해한다.



▲ 여러 장의 도큐먼트가 한 장의 도큐먼트로 되는 방식


1960년 단 사진, 싱글 프레임으로 통용되던 사진의 구조에 새로운 토대를 마련한 위대한 아티스트가 출현한다. 1963년에 등장한 에드 루샤 (Ed Ruscha)이다. 그는 미니멀 아티스트이다. 에드 루샤는 현대성에서 가장 중요한 우연성을 새로 해석한다. 그가 찍은 주유소 사진을 보자. 그는 여행 중에 26개의 주유소를 우연하게 만난다. 주유소는 존재하고 있지만 그것을 알고 만나는 것과 우연히 만나는 것은 다르다. 그는 26개의 도큐먼트를 하나같은 도큐먼트로 만든다. 26을 1로 만든 사람이다. 현대 사진은 26개의 사진을 1장으로 만드는 방식이다. 이것이 타블로 이미지이다. 바로 현대사진의 모습이다.

* 참고자료

미국의 사진가 에드 루샤 (Ed Ruscha)의 「26개의 주유소(twenty-six gasoline stations)」



▲ 현대사진에서 콘티가 중요한 이유


이런 방식은 다큐멘터리 같은 연작이 아니다. 한 장에 백 장이 있는 것이다. 한 장 안에 수백 장의 이야기를 담으려면 콘티가 얼마나 중요하겠는가. 현대사진은 연출을 하고 모델을 섭외하고 캐스팅을 하고 의상을 맞춘다. 영화처럼 세팅 후에 한 컷 을 찍는 게 현대사진이다. 개념미술로서 사진을 알아야 현대미술로서 사진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사진이 회화의 타블로, 내러티브를 가졌을 때 가능하다.




▲ 언어성에 주목하는 현대미술


회화는 현대성의 역사다. 회화는 내러티브와 스토리텔링에서 자유롭다. 그러나 사진은 보이는 것만 가능하다. 회화는 시공에서 자유롭다. 그래서 회화는 부단히 현대성을 말해왔다.
사진이 회화의 어법을 사용하게 된 것이 사진 언어의 확장을 말하는 것이다. 개념미술은 언어성에 주목하는 현대미술이다, 현대미술에서는 언어성으로 현대성을 말할 수 있다.




▲ 복제성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루샤가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카에서 오클라호마까지 운전을 하며 만난 26개 주유소는 어떤 언어성을 가질까? 루샤가 찍은 주유소와 이전의 주유소를 찍은 다른 사람의 사진과 다른 것은 무엇일까? 루샤의 26개의 주유소가 일반인이 찍은 것과 내용이 같다고 쳐보자. 한 개와 스물여섯 개가 모여 있는 것이 뭐가 다를까? 여기서 복제성이 등장한다.




▲ 분절과 병치를 이용하는 현대 언어의 힘


엔디워홀은 왜 여러 장의 실크스크린을 만들었을까? 이것은 매트릭스와 같다. 차이는 말하기 방식이다. 한 장으로 한번에 말하는 것과 여러 장을 한번에 말하는 방식은 전혀 다르다.
26개의 주유소를 찍었다. 한 장의 주유소로 말할 수 있지만 26개로 말한 것은 언어구조 때문이다. 언어적 배열에 문제이다. ‘아버지가 담배를 피운다.’라는 말을 ‘아, 버, 지, 가…….’처럼 26단어를 단어로 분절한다. 동어반복을 해보는 것이다. 이것은 복수성을 가지고 하나를 감화시키는 것이다.
언어의 힘이 다르다. 똑같은 하나를 말할 때와 분절 병치했을 경우 내러티브와 스토리 텔링은 확장된다. 단문과 복문은 다르다. 언어구조의 어떤 체계가 연결되면 보다 말을 잘 할 수 있다. 정교하고 은밀하게 말할 수 있다. 26개를 통해서 주유소 하나를 말하고 있다. 이것이 영화 매트릭스에 나온다.




▲ 현대사회가 보여주는 증식성


아파트를 보면 여러 개가 연결되어있다. 단독주택과 아파트의 차이는 언어성의 차이이다. 한 장의 싱글 컷인가 아니면 하나로부터 연결된 꼬리들인지가 중요하다. 후자는 확장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러 채 아파트는 하나로부터 증식된 하나이다. 멀티플 증식되는 것이 현대에서 얼마만큼 중요한 것인가.
에드 루샤의 26개의 주유소, 언어성으로 주유소의 내러티브와 스토리텔링을 보라.
같은 사람의 모습을 30개를 찍어서 전시해보라. 한 장 찍은 것과 뭐가 다를까. 이게 개념이다. 이상한 개념이다. 한 시간 동안 벽돌만 쌓고 탁구로 벽치기를 하는 것과 같은 반복성, 이 같은 행위의 연결성은 시간과 공간을 극복하는 언어성으로 보는 것이다.




▲ 현대성이 요구하는 것


개념미술은 캔버스에서 벗어남을 요구한다. 캔버스 안에서는 이 복잡한 현대성을 다룰 수 없다. 빨리 캔버스에서 벗어나라. 이것이 언어의 확장이다. 개념의 확장이다. 있는 그대로를 드러내지 말고, 이면에 있는 상징과 은유를 말하는 것이다. 주유소는 어떤 상징을 가지고 있을까? 주유소는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공간의 출현을 말한다. 주유소는 예전에는 예술의 소재가 될 수 없지만 현대성에서는 가장 중요한 오브제라는 것이다.




▲ 사진에서 서사와 이야기는 어떻게 드러나는가


마네의 <풀밭 위의 식사>가 말하는 것이 무엇인가. 현대성 안의 새로운 공간의 출현이다. 풀밭이 있는 공원 속에서 그려지는 새로운 공간이다. 주유소는 새로운 현대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한 장으로 말할 수 없는 내러티브와 스토리텔링이 있는 것이다. 여기서부터 단사진에서 벗어난다. 연작사진, 시퀀스 포토가 되는 것이다




▲ 철저한 연출이 필요한 현대사진


요한 마이클이라는 사진가는 ‘보이지 않는 것’을 말한다. 콘티를 가지고 시나리오를 가짐으로써 스토리 보드를 연출에 의해 만든다. 연출이라고 하는 것은 콘티가 만들어지고 연속이 확장되는 것이다. 이것은 콘티를 필요로 한다. 디렉팅이 필요하고 세팅이 필요하다. 허구성이 뒤따른다. 처음부터 철저하게 준비하여 오클라호마를 가서 주유소를 찍은 루샤는 이전의 사진가들과 어떤 점이 다른가? 그는 사진에서 선행된 연출과 현대적 마인드, 싱글 샷에서 연속 샷, 스토리보드를 갖게 인물이다.




▲ 시대를 읽는 코드와 사물을 보는 방법


루샤가 바라봤던 스토리텔링은 주유소이다. 뒤샹은 변기를 통해서 이야기했다. 변기는 그 시대의 새로움이다. 왜 변기였는지 알아야 한다. 변기가 그 시대의 중요한 코드고 언어성이다. 변기가 현대성의 코드로 본 것이다. 내러티브와 스토리텔링은 겉으로는 잘 들어나지 않는다. 변기와 주유소는 그 시대의 언어성으로 그 시대의 코드를 읽는 중요한 방식이다.
어느 누구도 변기를 작품으로 생각할 수 없었을 것이다.




▲ 현대사진이 전통사진과 구별되는 측면


요즘은 퍼포먼스와 헤프닝과 같은 전위적인 행동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사진으로 찍는다. 다 개념적이다. 60~70년대 사진가들의 내러티브 스토리텔링은 다 자기 것이 아니었다. 세상 저쪽에 있는 것들이었다. 자기는 필만 있고 이야기가 없었다. 이 사진들은 역사적 증거로서 사진이다. 그 이후는 자신들이 행했던 것을 찍는다. 해프닝, 퍼포먼스, 행위 했던 제스쳐를 기록한다. 여기에서 도큐먼트의 의미가 발생한다. 여기에 객관성, 지표, 행위에 대한 증거로써 역사적 증거로써 현대사진은 없다. 아주 가벼운 일상에서 작은 제스쳐 퍼포먼스, 한 개인이 비예술적으로 행하는 것을 찍은 사진들이 있다. 그래서 현대사진들이 전시된 전시장에는 다큐멘터리 사진이 없다.

* 참고자료

미국의 사진작가 바바라 크루거(Barbara Kruger)의 작품

* 참고자료

미국의 사진가 제니 홀저(Jenny Holzer) 의 작품

  




제2강 현대미술로서 사진의 토대 

 

◆ 현대사진에서의 일상성


※학습목표 

현대사진은 왜 일상성을 중요시 하는지 알아본다. 



▲ 현대미술로서의 사진의 토대 


현대미술로서의 사진의 토대는 무엇일까. 사실 현대미술로써의 사진에서 가장 중요한 토대는 일상을 상대하는 것이다. 일상 안에서의 주류 문화적 형태를 건축적 형태로 본 것이 유형학이라 하겠다. 그것으로 우리시대에 살아 있는 질서와 그 안에서 볼 수 있는 권력과 조종을 볼 수 있다. 볼프강 벨쉬(Wolfgang Welsch)의 책 『우리의 포스트모던적 모던』이라는 책이 있다. 

포스터 모던과 모던에 대한 양자의 입장을 가장 잘 아우르면서 모던과 포스트모던에 절충하는 내용을 담은 책이라 할 수 있다. 어려울 수도 있지만 읽어보시면 도움을 될 것이다. 

이 책은 모던적인 요소와 포스트모던적인 요소가 공존하고 있으며 그 둘은 다른 것이 아니라는 재미있는 해석을 보여주고 있다. 여러분에게 이 책에 실린 질서라는 얘기를 들려주고 싶다. 이 책에서 우리 시대의 질서에 대해 말한 구절을 살펴보자. 


"질서라는 것을 생각해보게나. 먼저 거대한 것을 생각해보게. 다음에 그보다 더 거대한 것을 생각해보게. 점점 더 거대한 것을 떠돌려 보게. 이런 방식으로 거대한 이미지를 그려보게. 노처녀의 밤처럼 아늑하고 구경 마구간처럼 깨끗한 것을 떠올려보게. 전투되어지는 장대한 것을 떠올려보게. 그리고는 카지노의 장면을 떠올려보게. 하늘의 별이 질서정연하게 박힌 것을 보고 감탄한 것을 떠올려보게. 신병이 두 다리를 덜덜 떨고 서 있는 것을 상상해보게. 자네가 그에게 기합을 줘서 공로를 인정받게 되고 국방부 장관으로 임명받는 것을 떠올려보게. 이봐, 다시 한번 질서를 생각해봐. 질서는 문명화 된 차가운 죽음, 시체의 경직, 달의 표면, 기하학적 전염병이라 할 수 있어."


질서에 대한 이해가 어떠한가. 여기서 벨쉬가 말하려는 것은 우리는 알아채지 못하지만 알아챌수록 거대한 질서가 숨어있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다. 질서를 보지 못하면 질서 속의 질서도 볼 수 없을 것이다. 보이지 않게 도도하게 우리의 사회를 이끌어가는 질서가 있다. 이것을 보는 자와 보지 못하는 자의 차이는 현대미술로서의 사진을 하는 자와 그냥 사진 사람과의 차이라 말할 수 있겠다. 


* 참고자료 


볼프강 벨쉬 「우리의 포스트모던적 모던」책세상, 2001 




▲ 컨트롤은 어떻게 작동 되는가 


컨트롤에 대해서 이야기 하겠다. 컨트롤은 타자에게 행해지는 물리적 순응인 질서와는 다르다고 말할 수 있다. 컨트롤은 즉각 즉각 적용되는 질서의 또 다른 모습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질서는 하나의 (사회)체계지만 컨트롤은 작동방식이다. 마치 TV리모컨처럼 말이다. 질서를 잘 생각해보면 현대성과 일상성에 펼쳐지는 엄청난 체계 구조 유형을 공부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현대의 일상 속에 보이지 않는 물리적 기제들


근대사회의 문화 일상은 이전과 어떻게 다른 일상으로 나타나고 있는가. 후기 산업사회는 이전과 어떻게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는가. 현대인들이 오늘의 일상에서 재현하고 있는 모습은 어떤 것인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행해지고 있는 문화적 재현 형태, 현대의 일상 공간, 건축적 일상성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가. 현대사회의 획일적 문화적 환경을 현대 사진과 사진가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이를 통해 현대 사진이 어떤 것을 말하려고 하는 것인지를 알아가게 될 것이다. 장막을 거둬가는 과정 속에서 말이다. 

유형이라는 이 어려운 말들은 사실 하나도 어렵지 않다. 키가 큰 아이와 키가 작은 아이가 싸웠을 경우를 보자. 이 경우 키 작은 아이의 뺨에만 멍이 드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어렵다고 느끼는 것은 위의 예처럼 보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권력적 기제, 컨트롤이 물리적으로 가해지는 것을 보지 못하기에 그것을 말로 하려니 어려운 것이다. 현대사회는 질서와 권력이 전략적으로 이루어지고 그것이 잘 보이지 않는다. 현대성 이라는 단어 안에서 행해지는 것이 어렵다고 느끼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 현대사진의 주요 이슈가 일상인 이유는 무엇인가


석촌호수에 사는 k씨가 있다. k씨는 단독주택에 살다가 아파트로 이사를 왔다. 단독주택에서 에서 공동주택으로 왔다. k씨는 이제 공공의 질서와 컨트롤 영향 안에 놓이게 된다. k는 점점 알게 된다. 단독에서 몰랐던 공공에서의 질서와 권력기제를 보게 된다. 

이것은 시골에서만 살던 어르신들이 자식과 며느리, 손자를 보러 도시로 올라왔다가 엘리베이터 앞에서 당황하여 머뭇거리다 돌아가는 경우로도 이해할 수 있겠다. k씨는 단독에서 공공으로 가는 순간 가제도구를 다 챙겨갈 수 없게 된다. 공공의 주택에는 이미 세팅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제한된 평수와 공간이 있다. 단독의 자유방임 자율성은 공공으로 가면 억제되고 통제된다. 동네 거리, 풍경, 환경까지도 말이다. 건축적 구조와도 밀접하게 관계가 있다. 단독에서는 수평적 개념이다. 아파트는 수직적 건축개념이다. 수직적 개념에 서는 스펙터클과 파노라마를 보게 된다. 63빌딩과 같은 고층 건물에 오를수록 그것은 더 보인다. 획일적 구조로 오게끔 꽉 차여지는 스케줄, 여기서 시스템과 사회체제를 읽을 수 있다. 그리고 현대성을 읽을 수 있다. 





▲ 건축 공간에서 바라본 현대성 


k씨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에게 첨예한 삶의 이슈는 무엇일까?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9시 뉴스에서 떠드는 내용이 아니라 그가 사는 삶의 공간이다. 아파트 정문에 걸린 현수막 내용은 아파트 값을 놓고 그것과 관련한 질서 체제 얘기를 하고 있다. 아파트 사람들이 바라보는 틀이 생긴다. 9시 뉴스 보다도 학군의 문제, 아파트 값 문제, 세금, 도로의 문제, 학원의 문제가 먼저 들어온다. 

아이들까지 집에 와서 던져놓는 이야기는 국가와 사회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이 있는 곳에서의 일상성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이다. 일상은 정치적이고 역사적 이야기보다도 중요하다. 국가적이고 공공적 이야기보다 일상성이 중요성을 가지게 되고 개인사가 주목되는 그것이 현대성이다. 





▲ 현대에서 일상이 중요한 이유 


살아가는 모든 환경적 요인들, k씨가 살아가는 일상의 소소함들이 국가적이고 사회적으로 떠들어대는 이야기보다 중요시 되는 가장 큰 이야기들이다. 시간이 갈수록 정치 경제 중심사회보다도 문화중심으로 가고 있다. 우리의 문화도 한류도 많이 나오지 않는가. 20세기가 정치적 경제적 주도적이었다면 21세기의 문화의 시대인 것이다. 정치가 문화에서 오고 경제가 문화의 힘으로 오게 된다는 것이다. 문화의 작은 일상에서 세계화를 시키는 것이다. 우리나라 아주머니들 일상성의 아이디어에서 세계적으로 놀라움을 산 이야기를 들었다. 일상이 중요한 일상들을 제공하는 것이다. 정치 사회이야기보다는 작은 이야기들이 크게 사회를 움직이게 되고 지구촌에 파급효과를 주는 것이다. 정치경제가 문화로 전위되는 순간에 문화 일상의 이야기들이 중요한 일상을 제공하게 되는 것, 현대사진에서 일상성을 중요한 이유가 이것이다. 


▲ 일상성이 왜 현대성인가 


오늘의 일상과 이전의 일상도 있었고 부단히 일상은 존재해왔고, 그 중요성은 언제나 언급되어 왔을 것이다. 새삼스럽게 지금의 현대가 예전의 현대보다 저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은

현대 일상을 말하기위해서 이전의 이야기를 말하는 것이 때문이다. 이전의 일상의 중요성을 말할 때 현대의 일상의 중요성과 어떤 부분과 맞닿아있고 닮아있는 부분을 말하게 되기 때문이다. 


▲ 오스망(Haussman) 프로젝트는 현대의 구조를 어떻게 만들었는가


보들레르의 상징주의, 마네의 인상파, 살롱풍이 이야기 되는 1860년대의 근대 사진의 모습에서 프랑스 파리의 문화 단상을 공통적으로 보게 된다. 프랑스 파리에서 새로운 일상이 출현하기 때문이다. 일상이 중요시 되는 것은 일상 안에 어떤 도도한 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질서이다. 보이지 않는 질서와 컨트롤이 1860년대 프랑스 파리에 가해진 것이다. 

이전에 가해진 질서와 컨트롤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프랑스 파리의 1860년대는 다른 문화일상이 전개되는 것이다. 프랑스 파리에서 나온 오스망 프로젝트는 모든 도시공학의 토대가 되었다. 오스망을 검색하여 찾으면 건축에서 그 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프랑스에서 제 2제정시대인 필립왕 시대 오스망 남작으로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미술 사진에서 나올 것이다. 프랑스 도큐멘트가 나오기 때문이다. 오스망이 전개한 뉴 타운 건설 때문이다. 모든 도시 구조는 파리의 오스망 프로젝트로 벤치마킹이 된 것이다. 꼬불꼬불한 골목길을 다 부시고 거대하고 빵빵한 거리를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수많은 파리의 골목길을 해체하고 골목길들의 자리에 200m 대로를 만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