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들에게 화가 날 때면 (이전에 들었던 이야기들을 떠올리며) 그들은 내 부족함을 참고 견뎌주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하려고 한다.
막연하지만 내가 얼마나 부족한 인간인가를 떠올리면 그 화는 어느새 어디론가 달아나버리곤 한다.
아랫집 사람이 미친듯이 담배를 펴 온 집안이 담배 연기로 가득찬 날들이 줄줄이 이어질때도 그렇게 생각했다.
내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저 사람에게 도움 받고 있는 것들, 피해를 끼치고 있는 것들을 떠올리다보면 숨이 막힐 것 같은 담배 냄새도 참을만해졌던 것 같다.
요즘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며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존중과 배려라고 생각한다.
다르기 때문에 당연히 존중하는 방법과 배려하는 방법 또는 이에 대한 생각 모두 다를 수 있다.
그런데 그 마저도 존중을 하며 함께 공생해 나가는 것을 난센에서 실현하고 싶고, 삶에서 실현하고 싶다.
하지만 다르다는것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다른 이를 존중할 필요는 못느끼는 지점까지도 포함되는 것이고...
이러한 상황에 부딪히게 되면 참 힘든 것 같다.
존중은 예를들어
리포트가 취재를 하러나가서 '존중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어본다면
누구나가 당연히 YES라고 할 덕목일 것이다. (질문이 좋지는 않네. 여하튼) 내 말은 그만큼 사람들이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내밀며 존중을 하지 말아야 한다 라며 일반적으로 이야기하기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게 아닌 실천적인 측면에서의 존중은 다르다.
여기서 존중이란, 사람들의 차이로부터 오는 존중의 방식이 다르고 그 중 특정한 존중의 방식이 옳다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자신의 방식으로 존중하려는 노력을 이야기 한다.
실천적으로 -실제 자신의 하루하루의 삶에서, 한시간, 한 분, 한 초의 시간 속에서- 얼마나 다른 이를 존중하고자 노력하는가?
이것은 당연히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극단적으로 아예 이러한 고민이 없는 사람과 있는 사람. 으로 나누어 이야기를 하고 싶다.
위 상황에서 참 어려움이 많은 것 같다. 물론 고민이 없다고 단정 짓는 것은 위험하다. 오해가 있는 것이고, 대화가 부족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대화가 부족한 것 자체가 고민이 없는 -실천적 노력이 없는- 것으로 연결이 되는 것이라면?
위의 상황에서 참 어렵다고 생각한다. 함께 할 수 없다고 까지 생각했다. 얼굴을 보면 화가 나고, 그가 하는 모든 행동이 위선으로 보였다. 그런 노력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 또한 다름인데, 나는 그것을 도저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계속 화가 났었던 것 같다. 왜 이러한 실천이 우리의 활동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도, 왜 ? 조금이라도 그런 노력을 하지 않는지... 감정적으로 계속 반응하게 되었던 것 같다. 말과 행동이 일치가 되지 않을 때, 신뢰는 점점 사라진다. 말과 말이 일치하지 않을 때 신뢰는 점점 사라진다.
난센이라면 이부분은 가장 중요하고, 없어서는 안된다(정도의 차이가 있을지라도)라고 생각하기에 더더욱 실망스러웠던 것 같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이러한 기회야 말로 내가 말했던 활동의 가장 중요한 실험의 기회이지 않은가 생각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이야 말로, 우리안의 차이를 확인하고 이해하고 함께 가고자 하는 지난한 시간들이며 만들어갈 수 있는 이야기이지 않나 생각하게 된다.
나에게 가장 큰 차이를 확인시켜주는 자, 나에게 큰 감정의 소요와 상처를 일게 하는자는 내 활동의 가장 큰 목표이자 원천이 되지 않나 생각해 본다.
또한 상대가 나에게서 느낄 그 차이를 감히 상상해보고,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지 않나 생각한다.
존중하며 함께 일한다는 것.
더 눈과 귀를 맑게 하여 있는 그대로의 그를 이해하고- 왜 그랬을까 생각하기-
화가 난다면 판단을 하였구나. 생각하며 다시 그 판단의 추를 내려놓고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도록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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