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 보니 언제부턴가.... 여성 난민신청자 분 케이스가 나에게 많아 졌던 것 같다..
여튼 오늘은 이다씨가 왔다.
어제 되게 오랫만에 전화가 와서, 난센을 방문하고 싶으시다고 하셨다.
사실 오랫만이라 그녀의 이름이 가물가물해 지경이었다.
케이스 파일을 펼쳐 여권 사진을 본 그제서야 아! 그녀이지.. 하며 그녀가 해주었던 말들, 그녀의 역사들 속에서 그녀의 이름과 존재를 떠올렸다.
너무나 뜬금 없는 전화였기에 혹시 무슨일 생겼는가 여쭈어봤더니, 이곳에 와서 직접 개인적으로 말을 나누고 싶다고 하신다. 그래서 오늘 오게 되신 것..
오랜지색 져지가 잘 어울리는 그녀를 2층에서 불러 커피를 마시지 않겠냐고, 오늘 너무 춥지 않았냐고 물어보니까 추운데 괜찮으시다고 한다. 그리고 꺼내시는 말씀은.. 지난 19일에 생계비 신청을 했는데 아직 결과가 안나오고, 그동안 지내던 교회에서도 쫓겨나고 또 거기 교회에서 어떻게 저렇게 알게 된 사람 누구누구의 또 누구누구를 통해 친구 집-동두천-에서 머무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일도 할 수 없고 더군다나 정부에서 생계비 지원도 아직 주지않고 있으니 당연히 막막한 상황일터
얼마나 막막하고 힘들겠냐고
또 그렇게 힘든 상황인데 동두천에서 여기까지 두시간 반이나 걸려 찾아와 주신게 너무 죄송하다고 너무너무 죄송하다고.
원하시면 언제든지 오셔도 정말 상관없지만,, 오시기 너무너무 힘드시니 다음에는 마음 편하게 전화기로 이야기하셔도 된다고 말씀드렸다.
사실.........공통적으로 법률 지원할 때보다 더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도 있고..
내가 더 많이 공감을 해주니 뭔가 예전보다 훨씬 편해 하시는 모습에 나도 마음이 놓였다.
그리고 알고보니 한국에서 보내시는 첫 겨울이라,
이런 추위는 난생 처음 겪으신다며
요즘 아침에 온몸을 벌벌 떨며 일어나신다는 것이었다..
새벽에 진짜 추운데........ 또 분명 싼 주거지이면 더더욱이나 주택자체가 추울텐데 ............
겨울에 대비해 겨울 이불 조차 없으시다고 하시니까 안타까워서
정말 죄송하지만 정말 괜찮으시다면 다른 사람들이 쓰던 -또는 간간히 새 - 이불이나 옷가지 등이 있으니 가지고 가실래요 물어보니. 좋다과 하셨다.
그리고 1층에 내려가서 이것저것 보여주며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고르시게 말씀드렸더니
너무 고맙다고 눈물을 흘리셨다.
뭔가 저렇게까지 감사하며 눈물을 흘리니 내가 더 미안하고 감사했다.
결국 내가 어떻게 그녀를 대하냐에 달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얼마나 진심으로 그녀를 또 다른 이들을 대하냐에 따라 우리의 관계가, 우리의 시간이, 너무나 다른 차원의 것으로 바뀐다는 사실을. 그 소중한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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