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 렁 이 의 길/인 권 활 동 기 록 - 1 2 ~ 2 3 년

칼칼한 순대국물이 오늘 나에게 말해주던 것

by 두치고 2013. 1. 9.


오랫만에 쓰는 난센 일기.



그동안 지쳤을지도 모른다

또는 너무나 일상이 되어버렸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난센 속에서 내가 이루고자 하는 것을 잊어 버린 것은 아니었다.

그 신념은 여전히 굳건히 내 마음 속에 자리하고 있다.


요즘 내가 하는 일들이 너무나 피상적으로만 느껴지기도 하였다.

업무일지에 기록할 필요가 없는 일들,

그런 일들이 하루를 형성하고 그런 하루가 한 달을, 일 년을 만들어 가고 있다.

그 근본적인 이유가 내가 그런 일들을 하는 것을 다른 이들보다 먼저 시작을 했거나 

뛰어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른 말로는 '난민'케이스를 진행하기에 역량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사실이다.


가장 큰 벽은 백만 번 말한 듯 한 그 단어이지.


그것은 이제는 매일 행동으로써 만들어나가야함에 나의 온 몸이 반응하고 있다.

모든 근원은 이것에서 시작되는 것.

내 '지침'을 해결할 유일한 키는 '두 잇 에브리 싱글 데이'




정말 오랫만에 은숙언니와 밥을 먹으며 둘이서 이야기를 했다.



3시간을 넘기며 쉴세 없이 우리는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의 고민들을 열렬히 늘어 놓았다.


그리고 가산 디지털 단지역 1번 출구의 횡단보도에서 헤어질 때 서로를 꽉 껴안았다.

사실 언니가 너무 고마워서 이야기 하는 내내 그렇게 하고 싶던걸 그제야 했던 것이었다.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나는 잘 잊는다.

많은 것을 금방 잊어버리는 나 지만,

오늘 잊어버렸던 것을 다시금 뜨겁게 떠올릴 수 있었던 것은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이다.


물론, 이러한 고민들이 난민분들과의 사이에서도 나올 수 있을 만큼의 활동이 무르익어야 함은 내가 바라는 지향점이고, 활동을 하는데서의 당위성이지만


오늘은 다시 고마움과 미안함을 떠올린다.



방글라데시의 경험을 돌아보면 항상 깨닫게 되는 것은

참, 그때의 나는 내 안에 갇혀 있었구나.

라는 것들인데

오늘 언니와의 대화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또 한 번 난센 속에서 이어져가는 나의 고민들을 되돌아 보면

아직도 난 참 많이 내 안에 갇혀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언니와 진솔하게 이야기를 나눌때면 난 참 언니에게 많은 감동을 받는다.

그래서 언니가 없을 난센을 생각하면 많이 슬프기도하고, 두렵기도 하다.

참 언니는

용기 있는 사람이다.


적당한 실망과 적당한 포기를 용납하지 않고

용기내어 깨어나가는 사람이다.

몇일을 알아 누울 만큼 힘든 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우리'를 위한 것이리라, 고민해나간다.



너무나 무심히 스칠 수 있는 일상들 속에서

끄집어내고, 방향을 계속 맞추어 나가고자 한다.

그것의 모든 근원은 '고민'에서 부터 시작된다.

고민을 근거한 활동.


이것이 내가 부족한 점 하나.



둘.

나는 사랑이 부족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억울한 상황을 더욱 못참고
화를 더욱 제어하지 못한다.

유머러스한 사람이 되어야지
내가 화나는 상황
내가 힘든 상황 속에서
그것을 제대로 전달하며, 유머러스하게 넘어갈 수 있는 역량
그러한 것도 더욱 키우고 싶다.



셋.

나를 사랑하자.
나를 사랑하자.
나를 사랑하자.
은지야.
그것들은 나를 해치려는 것이 아니다.
미처 그들이 생각하지 못했을 뿐이다.
그들은 나를 해칠 이유가 전혀 없다.
만약 나를 해치려고 하거든 그 사람을 이해해보자.
장발장이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경찰을 두 번이나 살려줬던 것 처럼
그럼 분명 언젠가는 미움으로부터 결코 구하지 못하였을
평화가 찾아올 것이다.
분명.
그렇게 믿는다.




(매일 아침에 나를 사랑한다 읊기 행동 개시!)




넷.


정말 태국을 다녀와서부터 최근까지 이어왔던 분노의 흔적들..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던 고민을 은숙언니에게 이야기했다.
그냥 이야기 함으로써
많이 치유가 된다. 

솔직히 집을 돌아오는 길에 드는 생각이
첫번째. 은숙언니 같은 남자친구 있으면 진짜 좋겠다
두번째. 그런 사람과 만나면 진짜 금방 사랑에 빠질 것 같다..(상상들 이어가기)
세번째. 이렇게만 가끔 속 마음을 시원히 털어 놓을 수 있는 대상이 있다면, 솔로로 살아도 너무 행복하다. 이제야 솔로로서 적응이 좀 됬나 보다!!





다섯.


1. '희한한 사람이네'




2. '나를 미워하지말아요'->'나를 미워하는 당신은 진짜 나쁜년,놈이에요'->'나는 피해자에요. 억울해요.'


의 차이.







'지 렁 이 의 길 > 인 권 활 동 기 록 - 1 2 ~ 2 3 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아성찰의 시간  (0) 2013.03.04
음..............  (0) 2013.01.14
20121230  (0) 2012.12.30
지푸라기라도 잡는다는 것은..  (0) 2012.11.01
조정근거  (0) 2012.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