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늦게 잤음에도 불구하고
오늘 일찍 일어난건
소의 신음소리를 듣고서다
설마 보이려나 싶어서 창문너머 고개를 빼곰 내봤더니
시뻘건 물들이 골목을 가득 채우고 있다.
눈을 돌리니 목이 덜 잘려나간 소, 완벽하게 잘려나간 소
각각의 사연을 가진 소들이 벌러덩 누워있다.
싫다. 구역질이 나왔다. 소고기를 먹을 수 있을까?
조금 후, 배가 고파졌다 (야만인)
어제 오늘 부쩍 간디를 생각했다.
동네 사방이 소때리는 소리로 가득차다.
또르까리 향이 팬 바람과 함께 내 방까지 습격했다.
5일부터 계속 또르까리만 먹어서 별로 먹고싶지 않은데
점심을 뭘 먹을까 고민하는건 더 싫다.
소의 영혼이 방안 가득히 차있는 기분이다.
힌두들은 오늘 어떤 마음일까.
어제 막 마지막 밤을 보냈을, 주차장의 여섯마리 소와
한마리 염소는 간밤사이 무슨 꿈을 꾸었을까.
눈을 감지 않은 채 허공을 바라보며
어디로 사라져 버린걸까.
'초 록 색 다 이 어 리 > 치 타 공 정 착 기 - 0 8 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9.01.05 월 (0) | 2012.05.06 |
---|---|
2008.12.10 수 (0) | 2012.05.06 |
2008.10.11 토 (0) | 2012.05.06 |
05.10.2008.pm9:14 (0) | 2012.05.06 |
2008.09.25 목 (0) | 2012.05.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