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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록 색 다 이 어 리/치 타 공 정 착 기 - 0 8 년

2008.12.09 화

by 두치고 2012. 5. 6.

 

어제 늦게 잤음에도 불구하고

오늘 일찍 일어난건

소의 신음소리를 듣고서다

 

 

설마 보이려나 싶어서 창문너머 고개를 빼곰 내봤더니

시뻘건 물들이 골목을 가득 채우고 있다.

눈을 돌리니 목이 덜 잘려나간 소, 완벽하게 잘려나간 소

각각의 사연을 가진 소들이 벌러덩 누워있다.

 

 

싫다. 구역질이 나왔다. 소고기를 먹을 수 있을까?

조금 후, 배가 고파졌다 (야만인)

어제 오늘 부쩍 간디를 생각했다.

 

동네 사방이 소때리는 소리로 가득차다.

또르까리 향이 팬 바람과 함께 내 방까지 습격했다.

5일부터 계속 또르까리만 먹어서 별로 먹고싶지 않은데

점심을 뭘 먹을까 고민하는건 더 싫다.

 

 

 

소의 영혼이 방안 가득히 차있는 기분이다.

힌두들은 오늘 어떤 마음일까.

어제 막 마지막 밤을 보냈을, 주차장의 여섯마리 소와

한마리 염소는 간밤사이 무슨 꿈을 꾸었을까.

눈을 감지 않은 채 허공을 바라보며

어디로 사라져 버린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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