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코스의 시작을 알리는 돌할배
며칠 산방산에서 쉬다가 다시 걷기 위해 연동에 왔다.
마음을 가다듬고 제주 한바퀴를 잘 돌아보자며
목표를 잡은 것은 총 5시간 56분 거리 23킬로미터였다.
하지만 어디 여행이 마음먹은대로 잘 굴러가던때가 있었던가
비소식 없던 제주 하늘에 물폭탄이 쏟아지기시작했고
3시간을 꼼짝없이 버스정류장에 머물며 비를 피해야했다.
결국 최대한 시간을 끌어 걸어온 거리는
약 14키로.안걷다가 걸어서 그런지 어깨도 천근만근
종아리도 뻐근하다
오랜만에 무지개를 보니 신비하기 그지없다
지금 쓰고있는 동화책에 큰 영감이 되었다!^^
도착한 안녕게스트하우스는 조용하고
귀여운 길고냥이들이 맞이해주는 아늑한 곳이다
2만원대의 게스트하우스인데
괜찮은것 같다!!
오늘 걷기 시작하면서
내일 집에가야지..라는 생각에 사로잡혔는데
오늘 하루 끝나고나니
일단 며칠 더 걸어볼까? 싶다
이 무더위와 태풍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삶이 너무 무겁고 팍팍해서 제주까지 꾸역꾸역 걸으러 왔지않나!!
중간에 포기하더라도 좀더 걸어보고 만족하고 돌아갈 수 있다면 좋겠다.
그나저나 게스트하우스에 있는 남자애들이
너무 젊어 보인다...분명 10대는 아닐텐데 20대들이
이렇게나 젊어 보이는걸 보니
분명 나도 20대였는데... 벌써 나이가 들긴했구나 라는 생각이든다.
며칠전 카페에서 중년여성들의 대화가 귀에 들어왔다.
70대먹어도 나이는 이팔청춘이라는말 이제 뭔지알겠다며... 노인의 섹스와 건강권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셨던 것 같은데...
나이들어도 인간은 똑같다는 생각이든다.
나의 시간도 째깍째깍 가고있다..
좀 더 후회없이, 마음껏 살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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