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초안을 보고 나서 도저히 일을 그 뒤에 진행시킬 수가 없을 만큼 감정의 소요가 일어났다.
분명 우리가 논의 했던 문제들은 여러가지인데, 보도자료에 실린 이야기들은 결국 국장님의 생각들 뿐인 것이다.
굉장히 감정적으로 화가나고 침착이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우선 내가 화를 낼 일인가. 이성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내용을 하나, 하나 따지고 보았을 때에 다 동의가 되는 이야기들이다. 또 이렇게 진행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왜이렇게 기분이 드러운 것일까. 국장님에 대한 원망이 올라오는 것인가. 기분 전환을 하자. 하며 이어폰을 꼽고 아지깡을 듣고 마음을 다독이고 있었는데, 국장님이 와서 여느때 처럼 쉬었다 하라며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정말 감정이 폭발해버렸다.
나: 진짜 섭섭하고 속상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고, (눈물 펑펑 흑흑) ... 이럴거면 왜 처음부터 논의를 했었던 거에요? 결국에는 국장님 생각만 보도자료에 실리는 것 아닌가요? 이야기를 다 못한다고 하더라도 우선순위만이라도 이야기 할 수 있는거 아니에요? 그게 그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도 아닌데,,, (눈물 펑펑 흑흑) 결국 이렇게 진행할거면서 왜 처음에 같이 논의한 것이에요? 처음부터 같이 논의했기에 계속 이 부분에 대해서 고민하고 신경썼던 것인데,,, (나도 모르게 온몸이 들썩들썩 눈물 펑펑 콧물 후루룩 후루룩 목소리 빵빵 커짐)
국장님: (당황하는 기색) 옆방에서 이야기합시다
나: (눈물이 멈추기는 커녕, 더 아이처럼 서럽게 펑펑 움) ... 네
도저히 이성적인 판단이 들지 않아서 방에 들어가자마자 마음에 있는 이야기를 다 퍼부었다. 국장님이랑 일 못하겠다. 지난주에 다시 한 번 우선순위에 대해서 이야기하자고 하지 않았냐. 실무를 하며 고민하는 것을 제대로 녹일 수 있는 난센안에서의 몇 번 없는 기회인데. 왜 항상 저에게는 때가 아니고 기다려라고만 말하는가? 그래 좋다. 때가 되겠지라고 기다렸는데, 도대체 언제까지 기다리라는 건가. 무엇이 부족하고 어떻게 채워야하는지에 대해서 알려주지도 않고 기다려라고만 하는데, 이제는 국장님도 그만둘텐데. 도대체 기다리라고만 하고 왜 기회를 주지 않는가? 그동안은 그랬다고 쳐도, 이번년도는 다르다고 생각했다. 총회때도 그래서 새롭게 평가 틀을 만드는 부분에 대한 제안을 했던 것이고. 이번의 일만 놓고 봐도 그렇다. 아예 처음부터 이전에 하던대로 진행했으면 그러려나보다 하고 넘어갔을 수도 있다. 그런데, 분명히(이때 목소리 커짐 ㅋㅋ) 지난주에 논의 다하고 또 다시 다음주에 논의하자고 해놓고. 결국 둘이서만 진행. 결국 실은 이야기들은 국장님 생각 뿐. 그럴거면 처음부터 하지를 말던지. 왜 시작해서 그거에 대한 생각과 고민을 이어가던 사람에게 찬물을 끼얹는지. .. 등등을 이야기하며 따발총 발사.
국장님: 언론만 그런거지, 홈페이지나 정책제언에는 다 들어가는거에요
나: 언론이 얼마나 중요한 수단이고, 그 전 과정에 있어서 그 부분도 전체 중에 중요한 전략이기 때문에 어떤 이야기를 실을지에 대한 부분을 같이 이야기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국장님: 그게 문제라면 다음부터는 그러지 않도록 고쳐야 하지 않겠나
고: 저도 이렇게 감정적으로 제가 나오게 될지는 몰랐다. 정말 많이 쌓였었고, 감정적으로 국장님에게 쌓인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어야 했었나보다. 지난번에도 말했었지만, 사실 깊이 제 감정에 대해서 이야기할 필요가 있을까. 이제껏 참아왔기 때문에 참지 못할 것은 없고 고쳐지지 않는다고 하여도 받아들이고 같이 갈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오늘 만약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않았다면 국장님과의 인간적인 관계에 있어서 마음 한 구석에 섭섭하고 찝찝한 마음이 언제나 남아있었을 것이다. 놀라게 해서 미안하고, 들어줘서 고맙다.
마지막 악수+포옹+고맙습니다. 눈물. 로
오늘의 헤프닝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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