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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렁 이 의 길/인 권 활 동 기 록 - 1 2 ~ 2 3 년

네잎의 햄버거

by 두치고 2014. 12. 26.


이태원 맥도날드 2층에서 점심을 먹지 않았다는 그녀에게 뭘 좀 먹겠냐 물어보았다.

먹겠다고 하는 그녀에게 나는 배가 고프지 않다. 그럼 혼자 드시라 말했다.

혼자라도 드실 그녀가 내가 그녀를 대신해 햄버거를 계산해 주지 않을 것을 알자 그냥 집으로 가신다고 한다.



'나는 햄버거를 그녀를 대신해 계산해야 하는가'

이 상황이 나를 괴롭혔다




애초에 우리가 맥도날드에서 보게 된 이유를 알게 된 것 같았다.

사실 그냥 계산하는게 더 쉽다.

계속 무릎에서 떨어질 것 같은 1살이 채 되지 않은 아기를 

모포로 둘둘 싸매고 온 그녀에게 

그리고 햄버거를 계산해주기를 조금이라도 바랬을 그녀의 마음을 그냥 받아들였다면

그냥 계산했을 것이다


하지만 무언가 나를 붙잡는 생각이 있었다. 

이게 정말 우리를 위해 좋은 것일까?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

그녀가 항상 나를 대하는 태도가 그렇게 일관되었던 것데 대해 화가 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상황이 그녀를 그렇게 만든 것일 뿐이고

사실 어떤 부분에서는 그렇게 고민할 만큼 중요한 일이 아닐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녀를 그렇게 채워주는 사람이고 싶지 않았다

계산하지 않고 내가 그녀에게 불편한 존재인게 더 우리를 위해서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녀와 나의 관계가 그렇게 조금이라도 정립되기를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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