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터디를 마치고
저녁에 찜닭을 먹는데
갑자기
멘붕이왔다.
무기력의 정령이
영혼을 앗아간 것만 같은
몸이 대지 아래로 꺼지고
정신이 사라져
언어를 상실한채
테이블에앉아 있었다.
그 현상에
아주 미세한 당황스러움과 부적응이 뒤따라
왜 이런 증상을 띄게 되었나
추리를 하게 되었다.
발악을 하며 찜닭을 뜯고
김치를 먹던 내모습에
염오를 느꼈을지도
살아가는 모든 것에
염오가 나를 관통했을지도
드디어
염오가 무엇인지
온몸으로 이해 한 것이엇을지도
왜 라는 이유가 무색한 것이다.
그저 일어나는 현상을 바라보게 된 것.
나를 떠나 직시하게 된 것일지도.
자아를 상실하며
먹는 행위를 하는 것에
염오를 느낀 것
카페에앉아
머릿속에 있는 단어들을 아무 생각없이 내뱉었다.
그리고
더 모호해졌다.
쇼파에 앉아있는 내가 무서웠다.
나는 도대체 누구인가
너무나 낯설었다.
내속에 존재하는 흐릿한 형상에
육체를 어찌 가늠해야 할지 모르겠다.
정신병이 걸릴 것 같았다.
구디단역에서 은행나무가 나란히 늘어선 길가를 오랫만에 걸었다
짧은 길이었는데
그 속에서
나에게 말하게 된다.
'이제는 변해야겠다.
어른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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