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 렁 이 의 길

20220612 제작일지

두치고 2022. 6. 12. 21:04

1. 나레이션을 다시 녹음했다. 나레이션을 중심으로 화면의 리듬을 구성하려고 애썼다. 오후부터 1분의 영상을 편집하기 위해 4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오후 6시부턴가 뭔가 되게 재미가 없어졌다. 그래서 매일 꾸준히 하는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큐제작이 삶의 일부가 되게 하기 위해선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이 되어야한다. 그래야 재밌게 작업할 수 있고, 새로운 실험들, 신선한 놀이들이 가능해질 수 있겠다 싶다.

2. 나레이션을 중점적으로 영상을 구성하게되니, 원래 해둔 영상들의 편집 리듬이 조화롭지 않게 느껴졌다. 나레이션/독백 형태의 나레이션이 중심이 되는 영상물들을 많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싶다. 나레이션으로 들어가는 소리 외에 영상의 상황을 부연으로 설명해주는 보리의 울음소리나 올빼미 소리, 숲의 소리들을 어떤 수준에서 배열하는게 좋은 것인지 잘 감이오지 않았다. 

3. 내 목소리가 정보전달의 의미를 담고 있는 언어이기도 하지만- 소리나 음율의 리듬으로 내 목소리를 인지하려고하니 약간 어려움이 생겼다. 2분까지 작업했던 영상에 대해 - 나레이션이 주요한 자리를 차지하는데, 영상이 너무 빨리 지나가서 나레이션을 이해하는데 어렵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4. 다큐가 나랑 안맞는 것 같다. 뭔가 이번에는 잘할 수 있겠다는 기대가 커서 그런가, 실제로 나온 내용들이 아무리 다듬고 다듬어도 (1분을 만들기 위해 3시간을 써도) 완벽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 또 나레이션의 녹음질도 좋지 않고.. 뭔가 점점 마음에 안드는 것들만 보이기 시작하니 재미가 없어진걸까

5. 이 영상을 처음보는 사람들이, 정보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게 중요한데. 나는 그저 나의 리듬에 맞춰서 내가 보기 좋은- 리듬과 느낌대로만 편집하고 있었다. 

6. 부정어 - 긍정어 훈련

(1) 보리를 둘러싼 관계를 악마화 하지 말기 - 보리를 둘러싼 관계를 살펴봤던 나를 더 드러내기

(2) 나레이션이 주가 되지 않기-영상언어를 우선으로 생각하기-나레이션이 반드시 필요한 지점이 있음을 인정하고 나레이션을 잘 살리기 

(3) 말을 너무 많이 하지 말기-관객이 생각할 여지를 주기-영상언어로 대체해보기

7. 이 다큐가 왜 필요하고 왜 이걸 제작하려고 하는지. 거듭 물어보게된다. 그냥 편집하고 싶었고, 편집하는게 재밌다. 편집을 잘하고 싶다. 그런 마음이 있다. 그냥 영화제에 출품만이라도 해보자. 그게 내게 어떤 경험으로 남는지 살펴보자. 진짜 재밌는지 일단 어디한번 끝까지 해보고 생각해 보자. 일단 시작했으니까 끝은 내보자. 내가 만족할만한 수준에서 끝내보자. 

8. 그런데 똥컴부터 바꾸지 않으면 편집은 더이상 무리일 것 같다. 이 컴퓨터를 오랫동안 쓰고 싶었는데 도저히 쓰질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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