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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렁 이 의 길/인 권 활 동 기 록 - 1 2 ~ 2 3 년

활동일기

by 두치고 2015. 4. 10.


오늘 무중력지대에서 하루종일 총회를 준비하는 논의를 했다.

지난 1년 사업에 대한 보고와 평가, 그리고 앞으로 1년의 사업에 대한 방향에 대한 논의.

논의를 마치고 집으로 걸어오는데 뭔가 기분이 좋지 않았다.

어느시점에서부턴가 ㅡ아마도 오후부터였나ㅡ 기분이 계속 안좋았는데, 그게 무엇 때문인지 모르겠더라.

그 기분 나쁨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힘들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제도개선 항목을 보고하는 과정에서 국장님이

대충 대충 보고하고, 이렇게 이렇게 하면 된다는 식으로 말해서 그런 것 같다.

 

제도 개선 사업에 대한 운영 방안에 대해 실무진의 의견을 전혀 묻지도 않고, 

활동가를 '키운다'고 이야기 하고 난센의 정체성은 결국 '제도개선'에 있다고 말하면서

실질적인 사업안의 의견수렴이나 자신의 그림에 대한 구체적 공유 없이 그냥 진행하면 된다는 식으로 보고를 하는 태도에

화가 났던 것 같다.

 

말의 앞뒤가 다르고, 결국 제도개선안에 대한 추진을 '특권화'시킨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서

화를 억누르며 그를 설득하고자 하는 과정이 힘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회의 방식에 대해서도, 상대방을 무시하며 이야기하는 태도가 화가 났던 것 같다.

후반부로 갈 수록 대충대충이라는 느낌이 들고, 어떠한 부분에 대해 제안을 했을 때 그것을 진지하게 듣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기 보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나오는 일관된 -의견을 피력하여 조정하려는 의지가 없는- 미소를 지으며 음.. 이러고 마는..  그러니 같이 논의할 힘이 빠지는게 사실이다.


또 난민의 인권을 논하는 자가 난민을 욕하는 태도는 이해하기가 어려운 지점이다. 

어떻게 그러한 부분을 설득할 수 있을지

설득하는 나를 상상하며... 그렇게 집으로 왔다. 


돌아오는 길에 논의가 시원치 않아서 마음에 남았던 부분은 난민의 날인데,

사실상 난민의 날 사업은 정말로, 형식적으로 굴러간다는 느낌밖에 들지 않아서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인식확산캠페인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남는 것 같다. 

진짜 시민과 소통하고, 이야기한다는 느낌이 들 수 있는 

1년의 사업을 아우를 수 있는 기회를 난민의 날에 녹였으면 하지만 아직 사무국의 역량에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집에돌아와 오늘 많은 에너지를 쏟고 한 행위들이 내 인생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 돌아보게 되었다.

참 힘들다는 생각과.. 이렇게까지 스트레스를 받고 힘들면서 할 의미가 있을까 생각해보다가..

그래도 그럴 가치가 있다. 왜냐하면 국내에 유일한 난민지원 단체가 1년의 사업을 평가하고 이후를 계획하는 자리였고,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한국에 있는 난민들에게 영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참 힘들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활동은 정말 정치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앞으로 이런 부분을 잘 할 수 있을지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고민은 여기까지. 쉴때는 쉬고 일할때는 일하자. 

힘든 감정도 그만 끊어버리고, 오로지 내 삶에 집중하자.

무엇보다 힘든 것은 대화를 이끌어 나가는 태도에 대한 부분인 것 같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상한 기분을 더 끌고갈 가치는 없다. 나만 괴로울 뿐이다. 

 

생각이 다른 것에 대한 부분은 그 것을 타협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지만 괴롭지는 않다.

어떻게든 그 대안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태도에 대한 부분은..... 감정이 상하는 것 같다.

참 어렵지만 오늘은 여기까지만 고민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