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돌아보니 불현듯 오늘 난센에 아주 잠깐 있다 가셨던 분이 떠오른다.
여느때와 같이. 그 분은 난센에 처음 기약 없이 찾아오셨다.
하얀 종이 봉투에 접어 놓은 서류를 꺼내신다.
이의신청 기각 결정 통지서.
지난해에 받으셨다. 아직 다행히 기한이 남아 있고, 또 회의중이었기 때문에 급하게 인적사항을 받고 열람복사를 하시도록 안내해 드렸다.
그리고 금방 다녀오셔서 서류를 주시고 가셨다.
서류 뭉치들을 들고 왔다갔다 하는데
미니미니가 이분 나이보다는 굉장히 어려보이신다고 한다.
그래서 외국인등록증을 들여다보니 67년생. 음. 아! 국장님과 같은 나이이시다.
그게 생각난다.
카메룬에서 와 한국에 온 그. 카메룬 사람들의 평균 수명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지 않은 나이에 (사실 모순된 반응이기도하다. 국장님의 나이는 많지 않고 나와 차이가 얼마 안난다고 한때는 생각했건만) 이곳까지 와 외로이 지내시는 이유는 무엇일까?
같은 해에 태어났지만 너무도 상반된 두 사람의 인생이 극명히 드러났다.
왜 두 사람은 이렇게도 다른 삶을 사는 것일까.
어떤 사회에서 태어났냐에 따라, 왜 그는 이런 삶을 살게 된 것일까.
자기보다 한참 어린 출입국 공무원들에게 존중받지 못하고, 난민심사를 기다리고.
또 .. 그 기다리는 긴 세월을 쉽지 않은 환경에서 지내고.
당연히 힘들고 어려울 것이라는 전제자체가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지만......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그려져서 (예를 들어 직종의 제한이나, 신청 과정에서 받았을 불보듯 뻔한 처우들 등에서)
마음이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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