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초록색이 아니게 되었지만,
아무도 모르는 은밀한 일기가 되기 위해서 그 동안 이 곳을 잊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단 한 개의 생각도 잊고 싶지 않을 만큼 쓸 이야기들이 많은 날이면 다시금 이 바다를 찾아 오곤 하는 것이다.
1. 오늘 은애씨의 이야기를 들으며 너무 벅차 올라 펑펑 울었다. 나와 너무나 비슷한 아니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 나보다 더 많은 과정을 거쳐 온 사람. 이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나도 모르게 벅차 올랐다. 그 어떤 말로 설명 할 수 없는.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이 공간에서 함께 있음을 자각하게 하고 그것의 소중함을 다시 또 다시 일깨우던 순간.
고등학교 때 까지 기독교의 정체성이 자신을 지배 했던 것. 그것에서 벗어나 선한 이가 되고자 다른 것들과 부딪혀 갔던 것. 너무나 다른 사람들이기에 각자가 사랑하는 것을 단지 고르는 것이고 그것이 다르다는 것. 그리고 자신이 생각하는 것이 진짜라면 흔들릴 이유가 없다는 것. 그런 과정에서 아이가 생긴 후 아이를 잘 키우고 싶었던 자신의 욕구는 결국 자기 자신부터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 이후 중요한 사람이 세상을 떠나게 되며 이 생이 얼마나 짧고 덧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때 난민과 함께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이 길을 선택한 이후 매일 아침 자신의 아이를 떼어다 놓으며 울고 다닌 것. 타인에게 당신의 아이가 난민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또 다른 이에게 당신의 아이는 난민이 없는 사회에서 살 수 있을 거라는 이야기에 힘을 내고 난센을 다니고 있는 것. 바탕화면에 웃고 있는 승연이의 사진. 그리고 매일매일이 자신에게 너무나 중요하고 즐겁다는 것에
그런 그녀의 삶에 뜨거운 포옹이 필요했고 내가 이런 사람과 함께 있을 수 있음에. 이 단 한 사람을 만난 것 만으로도 난센에 온 것이 충분하다. 라고 느껴지는 너무나 감사한.
내가 일에 치이고 다른 부정적인 부분에 관점을 두고 있어 힘들어 하고 있는 지금 이 시기에 이런 동료의 존재는 나의 허울을 벗겨주는 힘이다.
어딜 가서 이런 동료를 만날까? 어딜 가서 이런 사람들을 만날까? 라며 진심으로 생각하게 해주는 사람들. 물론 마음이 상하거나 하는 부분이 서로 있지만, (오늘 은애씨와 마음이 상하는 부분도 알고 보면 그리 대수롭지 않은 부분이라고 이야기하곤 했다.) 오늘 오후. 그때 그 순간 만큼은 세상에 그 무엇도 바랄 것이 없는 삶의 중심에 다가간 기분이들었다.
2. 최근에 온 방글라데시 케이스는 나를 인격적으로 시험하는 사람들이다. 두 사람 다 굉장히 가부장 적인 데다가 도통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는 인터뷰 진행이 힘들다. 사람 마음을 일부러 긁는 태도를 보인다. 모든 말에 대한 답변을 아니~ 로 시작하는 부분이나, 자신이 이해하려고 하는 그 어떤 노력을 취하지 않고 수동적인 자세로 자신을 이해시켜달라고 하는 부분이 지나치게 반복적으로 있는 부분이나, 뭔가 가치 없는 자존심 내세우기(자신이 나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듯하다)를 한다. 하지만 이런 것들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고, 그들의 인격이나 나의 인간에 대한 판단을 제외하고 객관적인 차원에서의 절차를 조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결코 결과에 반영되어서는 안 된다. 그렇지만 그 과정에서 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기도 한다. 내가 이렇게까지 이런 그들의 거만하고 수동적인 태도에 과민반응 하는 것이, 나도 아직 성숙하지 못했고/ (이 문제를 아무렇지 않게 지나갈 수 있는 그릇이 못되는 것이다)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것이 문제다)
3. 내일 축제인데, 열국 가지 않기로 결정을 하며/모든 스케쥴을 잠정적으로 중단하며 나 자신에게 푹 쉴 시간과 충분한 성찰의 시간을 주기로 하였다. 하지만 아직 세시반 밖에 안됬는데 잠이와서 내일로 이어야 할 듯..
'지 렁 이 의 길 > 인 권 활 동 기 록 - 1 2 ~ 2 3 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또 오랫만에.. 난쎈일기 (0) | 2014.06.20 |
---|---|
일기쓰귀 (0) | 2014.04.09 |
고민 (0) | 2013.11.29 |
고민 (0) | 2013.11.29 |
irresponsibility (0) | 2013.1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