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록 색 다 이 어 리/토 로

흩어진 삶 모으는 각오

두치고 2022. 1. 2. 20:22

벌려 놓은 일들이 많아 아무것도 손에 안잡힌다.
내가 수습도 할 수 없는데 벌려놓고 늘려놓은 일들. 물건들. 이 모든것들이 나를 압도하는 것 같다. 삶의 기록이 정리되지 않고 여기저기 산재해 흩어져 있는 것 처럼
내 삶도 딱 지금 그렇다.

온라인 공간만해도 브런치에 이 블로그에 인스타 3계정에 페이스북에 유튜브까지 뭐 하나를 제대로 하는것은 아니면서 왜이렇게 벌려놓은게 많은걸까

모든걸 접고 한가지에만 꾸준히 아카이브 할 수 있다면 좋겠는데
일기장도 마찬가지다. 10년 일기장을 산후로 칸이 좁아 다 쓸 수 없었던 말들이 넘칠땐
블로그를 켜거나 메모장에 옮기거나 그것도 아니면 공책에 휘갈기곤 했다
그래서 그 기록들이 지금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건지.

글을 써야겠다 생각하면서도
글을 써서 뭐해 이런 생각이 동시에 든다
일기도 그런식으로 쓰지 않고 그냥 흘려보냈던 많은 시간들이 있다
너무 많은 기록들은 감당할 수 없겠지만
지금으로서 정리를 하고가는 것 맞는 것 같다.


매일 죽어야겠다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죽기 전에 해야할 일들이 있다.
마무리 해야하는 일들 정리해야하는 짐들
정리해야하는 관계 이를 위해서는 적어도 6개월은 걸릴 것 같다.
그러니 죽을 각오로 살고 있다.
주변에 피해끼치지 않도록 잘 죽기 위해 고민을 해야한다.

한동안 매일 매순간 보호소 앞에서 내 몸을 불태워 죽어야겠다는 생각이 떨쳐지지 않았다
어짜피 죽을거 그냥 땅에 떨어져 죽는 것 보다
내 목숨을 바쳐서 뭔가를 일굴 수 있다면 의미가 있지 않을까. 그것을 계기로 비로소 뭔가가 바뀔 수 있다면..
기왕에 죽을거 그렇게 죽는것도 괜찮지 않을까


나는 펫로스 증후군을 앓고 있는건가
감정의 농도가 짙고 그 변화가 거칠다.
이 감정들의 변화와 내용으로 현재의 삶, 과거의 일들을 정의해내려고 하니 결론을 내리기가 어렵다.


내가 지금 절실히 봐야하는 책
나를 구원해줄 책이 바로 내 곁에 있는데
나는 부단히 그 책으로부터 벗어나고 있고
단 한자도 읽지 못하고 있다.
그렇게 나는 지금의 상황을, 현실을 직면하기가 어렵고
지금의 내 삶이 버겁고 무거운 것 같다.

매년 나를 챙겨주고 아껴줬던 이들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내거나 선물을 보내거나 메세지를 보내거나 했지만
도저히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지금 내 삶이 정리되지 않고, 내가 그 어떤 말을 할 수가 없는데 다른 사람에게 메세지를 보낼수 있을리가 만무하다.

꾸역꾸역 수경님에게 쓸 편지를 31일에 하나 써냈고
1일에 보리에게 편지를 써냈다.

몸은 아파가는데 너무너무 피곤한데 잠은 더 오질 않고
며칠째 불면증> 가려움> 분노와 눈물> 복통> 가려움> 불면증> 눈물> 피로> 우울
이러며 머리에 쥐가 날 정도로 누워있는다.


그가 시간은 생각보다 빨리 흐른다고
눈 깜빡할 사이에 40이 될거라고 그러니 다른 사람을 미워할 시간도 원망할 시간도 없다고
일단 하고싶은 것들을 열심히 해내야한다고 그러고나서 미워해도 늦지 않다고 말한다.

글쎄 자살사고의 고질적인 반복도 이젠 지겹다.
10년뒤를 상상하면 나는 이미 이 세상에 없을 것 같다
그렇게 나는 죽음을 무릎쓰기까지 복수하고 싶은 것일까

아무튼 당장은 죽기에 주변에 민폐끼칠 일이 많으니 잘 정리하자
그리고 기왕에 죽을거니 그 각오로 살아 있는 동안 막살자.
머리도 다 자르고 피어싱도하고 문신도 더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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