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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렁 이 의 길/인 권 활 동 기 록 - 1 2 ~ 2 3 년

폭풍같은 며칠을 보내고

by 두치고 2015. 12. 2.



오늘도 분초를 가르며 일했다.

이미 쌓여있는 일들을 처리해나가는 과정에서 계속 새로운 전화와, 새로운 케이스들이 오고

얘기치 못한 방문자들이 4연타로 ............. 난센에 오가는 와중에

어쨋든 급한 일들은 일단락 시켰네..


뭔가 이런 날들은 감정의 기복이 심하다.

예기치 못하게 발생하는 일들에 대해 대처하는 과정에서 그런 것 같다.

그리고 뭔가 이런날들은..

일을 어느정도 마무리하고 나서 정신을 차려보면, 주변에는 아무도 없고

뭔가........빠뜨린것만같은 찝찝함과 ...(ㅋㅋㅋ)

또 그냥 사무실을 떠나지 말라고 붙잡는 것 만같은 이상한 외로움이 올라온다.




어제 난센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후원의 밤 행사를 치뤘다.

그 외 다른 큼직한 일들이 많아, 처음부터 조금 무리 하는 부분이 있었지만,

시행착오도 많고 그만큼 아쉽기도 하고 그렇다.



사실 난센에 들어와서는 주도적으로 행사를 진행한 것은 처음이 아닌가 싶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학교다닐때 팀웍을 하며 주로 이끄는 역할을 했던 내 모습과 지금의 내모습을 돌아보게 된다.


예전과는 달리 난센에서 


마음먹은대로 일들이 굴러가지 않을때,

많이 속상해 하지 않는법도 배우고


책임을 다하지 않는 활동가가 있어도 

속상해하거나 원망하지 않고, 

내가 하나씩 채워나가는 법도 배웠고..



이건 아닌데 라고 생각될 만큼 동료들에게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기도했지만,

내가 그들보다 얼마나 더 부족한가를 느끼게 되는 순간 그 생각이 부끄러워지고 

감사하고 배려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난센의 가치와 활동방향에 대한 논의 없이, 후원의 밤을 하고

사람들 앞에서 앞으로의 활동을 이야기한다는 점이었다.


아직도 그런 방식을 이해할 수는 없지만

나는 난센의 일원이고 난센에서 기대된 역할이 있기에 

주어진 여건 속에서 최선을 다해야했다. 

동의하지는 않지만 참고 함께 가야하는 시기. 지난 2주가 그런 시기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그리고 어제 행사를 치르고나서 돌아보니,

그렇게까지 불안할필요도, 날을 세울 필요도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괜찮은걸까? 괜찮나? 괜찮았나?

이런 염려들이 마음에 솟아 오를때면

정말 신기하게도 활동가들이 서로를 격려하던 그 순간을 기억한다.

괜찮다. 잘될거다! 재밌을 것 같다! 참 좋았다! 라며 말이다.



마치 어제 노래를 불렀던 시간과 같다.

참 잘 부르지도 않고 .. 어딘가 잘 맞지도 않고 하지만

한 사람 한사람, 자기가 맡은 파트를 마음을 다해 불렀고 그 진심이 사람들에게 전달이 되었던 것 처럼..


참 부족하지만 저로의 부족함을 배려로 안아주고 격려해주는 그런 관계가 

지금의 난센에는 살아있는게 아닌가? 생각되었다.





뒷풀이 끝나고 집에와서 와주셨던 분들 중에 감사인사를 전할 수 있는 분께 한 분, 한 분 메세지를 다 보냈다.

한 분, 한 분이 너무 감사하고 소중하다고 느껴졌다.

그러면서도.. 아 이렇게 한 사람 한사람에게 마음을 전한다는 것이 쉽지 않구나 생각이 들기도 했다.

국장님이 그때 쯤 전화를 해서 잘들어갔냐고 물어봐주신다.


아 정말로 국장님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 이렇게 사람들을 챙기고 배려해주시는구나 생각이 되었고..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편의 생일.

모조, 편 나는 모두 피곤한 몸을 이끌고 

퉁퉁 불은 얼굴을 하고선 사무실에 나왔다.


근데 뭔가 그 모습이 참 사랑스럽게 느껴졌던 것 같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황토색으로 온 세상이 물들여진 창문을 너머로

음악을 들으며 그렇게 오전을 보내고..



알밤막걸리 마시며 학창시절의 이야기들을 나누고..


돌아오는 길에 이 노래 넘 좋지않냐며, 길바닥 위에서 우리는 흐물흐물 같이 춤을 췄다.

참 일어나기 싫었던 아침. 하루가 삭막할 수 있는 그런 업무의 과정 속에서.. 오늘 하루 괜찮았어! 라고 이야기할 수 있었던 것은

그렇게 반쯤 같이 미치며 춤출 수 있었던 사람들이 내 곁에 잠시라도 있었다는 것 일테다 








메밀집가서 들깨칼국수먹어야지 우히히호후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