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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렁 이 의 길/지 구 별 여 행 자

인류학자처럼 여행하기-로버트 고든

by 두치고 2015. 2. 2.


* 인류학이 다른 사람들과 문화가 인간사에서 벌어지는 일상적인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하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대안적 생활 방식과 문화를 연구하는 것이라면. 세상 돌아가는 꼴이 영 맘에 들지 않는 사람들이 대안을 찾기 시작했고, 인류학은 그런 사람들에게 가능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음.

* 인류학이 처한 난제는 비논리적인 것이 가진 논리를 알아내는 것. 즉 언뜻 말도 안되는 것처럼 보이는 기이한 것을 "말이 되게: 만드는 것. 이런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문화"라는 개념이 결정적으로 중요함. (문화: 일관성이나 양식 및 예측 가능성을 제공함으로써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는게 문화. 라고 간단히 정의) 문화는 사건과 상황, 행동을 들여다볼 수 있는 렌즈가 됨.

* 본인이 속한 문화에 바탕을 두고 있는, 세상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봐야하는가 하는 가정에서 벗어나는 것은 말도 못하게 어려운 일임. 맥락에 대한 감각을 키우기 위해 인류학자들은 어떤 행동에 대해 자신이 당연시하고 있는 가정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드는 장소나 맥락 속으로 현지 조사를 떠나는게 일반적임. 

* 문화적이고 사회적인 현상의 본질을 탐구. 

* 인류학은 자기 성찰적 학문

* 인류학은 현재 후기 자본주의 시대에 트릭스터의 역할을 함.-권력자들에게 진실을 말하는 것. 익숙한 가정에 반기를 드는 것. 




2. 우리는 왜 해외로 가는가



해외여행의 공인된 이유와 숨겨진 이유

p57

-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 사람들에게 마약 같은 효과를 낳음. 중변연계에서 관장하는 부상 체계에서 만족감에 해당하는 신경의 레버를 눌러 화학적 전달 물질인 도파민이 분비되기 때문. 그 밖에 평범한 진화 노선을 따랐던 인간이 유전적으로 유사한 동물들과 명백히 다른 점은 3가지임. ⓐ 다른 손가락들과 마주보게 해서 도구를 움켜질 수 있는 엄지손가락의 발달 ⓑ 성대에서 일어난 약간의 해부학적 구조 변화로 인해 광범위한 음역의 소리를 내는 것이 가능해진 것 ⓒ 대뇌 피질에서 일어난 뉴런의 빠른 증식. >이것이 탐색, 분석, 연구 즉 '탐구'를 즐기는 취향을 발달 시킴. 


p68 

- 현재 탈영토화한 세계를 가장 잘 나타내는 특징은 유동적 근대성이라 할 수 있다. 근대성의 특징은 사람들을 생산자로 보는 것이었으나, 이제는 사람들을 소비자로 보는 쪽으로 상당한 변화를 겪었다. 현대 산업은 점점 더 "매력과 유혹 창출"에 중점을 두고 있다. 더구나 소비자들은 갈수록 분주히 움직이면서 더 없는 행ㅂ고에 대한 약속이나 그런 행복 자체를 찾고 있다. 그들은 "사물 수집자"라기보다는 "감각 채집자"다. 세계화는 세계주의 를 출현하게 했다. 즉 어떤 영역이나 지역 문화로 들어가서 현지인들과 의미있는 관계를 맺어 그들을 자기 생활 방식으로 포섭할 수 있도록 한 사람이 가진 문화적 자본을 조직하는 능력을 말이다. 세계주의가 엘리트층에 유리한 것은 분명하다. 

- 기동성을 기준으로 계층화: 

ⓐ 관광객(이들은 감각을 수집하는 이들로서, 한 관광 명소에서 강렬하지만 짧은 경험을 축적한 후 다음 관광 명소로 옮겨 간다. 그들에게 공간적 거리는 문제가 안됨. 공간을 가로지를 수 있기 때문. 이런 관광객은 시간이 끊임없이 부족하며, 삶을 일련의 짧은 사건들로서 경험함. 지켜야 할 여행 일정이 있기 때문임. 관광객은 유랑자의 생활방식을 가끔 들여다보고, 그렇게 엿본 모습은 뇌리에서 떠나지 않고 그들을 괴롭히기도 함. 관광객은 유랑자가 없다면 삶이 즐겁지 않을 것임. 유랑자들이 착취를 당하기 때문에 그런 관광이 가능함.)

ⓑ 유랑자(권력을 덜 가지고 있고, 기동성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불가피한 어떤 것. 정해진 여행 일정이 없지만 공간이 이들을 옭아맴. 난민 또는 이주노동자)

> 사람들 대부분은 순전히 관광객이거나 유랑자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두가지 면을 모두 갖고 있음. 전 세계적으로 여행 반식이 양분되는 상황과, 그런 상황과 깊은 관련이 있는 권력관계를 깨닫기.


p75-76

- 여행(travel)이란 단어는 보통 오랜 기간 심하게 육체적으로 하는 노동(work)을 뜻하면서 때로는 "극심한 고통"이라 해석하기도 하는 프랑스어 "트라바유(travail)"와 관계가 있다. 여행에는 약간의 위험도 존재한다. "위난"이라는 단어는 라틴어로 "여행을 나서면 생기는 위험"을 뜻하는 "페리쿨룸"에서 유래한다. 여행을 떠나며 누군가에게 작별(farewell)을 고할 때면 "페어(fare)"라는 단어가 고대 영어에서는 "두려움(fear)"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 자유는 공포요, 공포는 자유를 느끼게 한다고 그는 단언했다.

- 두려움은 확실히 주변 환경을 더욱 잘 의식하게 만들며 그렇게 되면 더 나은 관찰자 및 민족지학자가 될 수 있다. 

p79

모험과 쾌락 뒤에 존재하는 불평등

- 해외로 가는 것은 쾌락을 가장 중시하는 풍요로움이 낳은 산물인 동시에, 거의 예외 없이 전 세계적 불평등을 조장하고 강화한다. 부유한 북반구 사람들은 원하는 곳 어디에는 여행할 권리를 당연시한다. 이들은 자아를 발견하거나 빈민과 불우한 이들을 "발전"시키기 위해 가난한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방종과 심지어 도덕적 궤변이라는 불쾌한 악취를 풍기고 다닌다.

- 전 세계 엘리트 부르주아 계급은 자기 문명권으로부터 가능한 한 멀어지는 것을 당연한 권리라고 여긴다. 이런 여행 목적지는 접근이 쉬운 동시에 접근이 어렵기도 해야 한다는 점에서 역설적이다. 즉 문명과 거리가 멀면서도 안락해야 하고, 위험하면서도 안전해야 한다. 그런 여행을 좀처럼 모험일 수가 없다. 모험을 치밀한 계획 하에 알고서도 감수하는 위험이라고 정의한다면 말이다. 




3. 스스로를 본다는 것

다른 사람들이 우리는 보는 것처럼 우리 자신을 보라 - 로버트 번스



신제국주의로서의 해외여행

p 83 

- 현지인이 어떤 시각을 갖고 있는지 알아내기는 쉽지 않다. 전 세계적 권력 차이 때문에 여행자들은 허위의식을 갖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자기는 현지인과 잘 지내며 인기가 있다는 대개 순진하기 짝이 없는 착각 말이다. 

- 개발 실패를 인종과 권력이 아닌 조직 관리 역량의 부족 탓으로 보려고 함. 

- "권력이야말로 최고의 최음제다" -헨리키신저

- 그들은 부유한 나라 사람들을, 자기들은 돈이 많기 때문에 현지에서 당연히 따뜻한 환대를 받아야 한다고 믿는 순진하고 거만한 어린애처럼 취급하는 것 같다. (중략) <인류학에 대한 고찰 및 질문>- 현지인이 연구자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뭐든지 말해 줄 때가 많을 것이라고 주장함. 현지인과 방문자 간에 존재하는 엄청난 권력 차이뿐 아니라, 문화에 따라 무엇이 진실인지에 대해서도 다른 생각을 갖고 있음. 

- 여행자들은 기동성과 부를 가졌기 때문에 출국이라는 선택권을 발휘해서 마음에 안드는 곳은 떠나 버린다. 이런 출국 선택권을 행사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여행자와 현지인 간에 존재하는 가장 결정적 차이이다. 이 말은 여행자는 어떤 행위를 하더라도 그로 인한 결과 또는 다소 부담스러운 상황들을 반드시 감수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p91

- 어느 아프리카 친구는 아프리카에서 일어나는 많은 문제는 아프리카인들이 이방인에게 지나치게 우호적인 탓이라고 말하기도 했다.분명한 사실은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 현실은 이런 것이라는 자기네들의 정의를 강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중략) 무시맨은 관광객들이 돈을 내고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억지로 "가죽옷"을 걸쳐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 부시맨은 이게 무슨 선택의 여지가 있는 상황이라고 보지 않는다. 동시에 가죽옷을 걸치는 게 자기들이 부유한 관광객들에 비해 얼마나 가난한지를 세상에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관광객들이 그만큼 후한 대가를 쳐 주기를 은연중에 바란다. 


성과 섹슈얼리티

p93 

- 관광지로서 공격적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동아프리카 섬 잔지바르 (중략) 현지 파파시는 밀려드는 관광객과 여행자를 나름대로 이해하는 일련의 정교한 사회적 범주를 만들어 낸다. 이런 범주들은 주고 민족, 사회적 신분이나 지위, 성관계를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백인은 남성과 여성 모두 "와중구"로 알려져있다. 

- (중략) 와중구는 더 나아가 여러 하위 범주들로 나뉜다. ⓐ 쿠쿠스=통통하게 살찐 닭, 파파시는 관광객은 죄다 부자라고 확신하고 있음. 한달 치 봉급은 존히 될 만한 큰 돈을 짧은 기간안에 써버리니까. ⓑ비고도로=중간층 관광객, 얇은 매트리스라는 뜻으로 성적 암시를 담은 표현, ⓒ 키슈카=새똥, 사롱을 입은 배낭여행객, 저가 여행객, 주로 남아시아 사람들을 지칭. 이들이 부자라는 걸 감안하면 가격 흥정은 이들이 옹졸한 인간이라는 증거라고 여김. 그들은 가난한 것이 아닌 천박한 인간이라는 것

- 여성은 성관계 가능 여부에 따라 분류 됨 ⓐ젊은 여성=마도도(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은 잘익은 과일) (중략) 따라서 관광은 일종의 화물 숭배가 될 수 있다. 즉 풍족한 생활, 유토피아, 풍요의 땅으로 가는 입장권을 제공할 수 있는 무언가 말이다. 

- 배낭여행객들은 자기가 다른 관광객들보다 현지인을 더 잘 이해했다고 믿었다. 이들은 주로 어디서 읽은 것과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의 <익스플로러> 프로그램 같은데서 봤떤 것에서 얻은 이미지인 "진정성"을 찾아 잔지바르에 왔다. 이들은 아름다움, 섹슈얼리티, 이국정취에 초점을 맞추고, 차이나 생소함을 중시했다. 이런 배낭여행객들에게 아프리카는 "오염되지 않은" 아프리카 즉 어떤 환상에 불과한 에덴동산과, "오염된" 아프리카 즉 무분별한 도시 확산에 의해 더럽혀진 곳으로 나뉘었다. 이들에게 자기들끼리 원주민의 물질만능주의를 공공연히 비난하는 게 유행이었다. 그들이 보기에 돈만 밝히고 즉물적 만족만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말이다. 그러면서 스스로 배낭여행의 장점 중 하나가 정확히 자기가 원할 때, 자기가 바라는 대로, 되도록 싼 값에 여행할 수 있는 자유라고 주장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사실을 무시한다. 이들은 원주민들은 아프리카인으로 남아 있어야지, 서구인을 따라 해서는 안된다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이들의 관점에서 "진정한" 아프리카는 시골 지방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배낭여행자들은 현지어를 하나도 못 하면서도 자기가 어떤 환대를 받았는지에 대한 이야기 하나쯤은 누구든 갖고 있었다. 이들에게 "진정한 교류"란 현지에서 베푸는 환대를 받고도 숙박료를 내지 않는 걸 의미했다. 

p98

- 다른 가난한 나라들처럼 팔레스타인에서도 부유한 나라의 여성 관광객들은 성적으로 자유분방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여성 정복담은 아주 상세하고 생생한 묘사로 윤색되어 있다. (중략) 이런 이야기들은 상인들이 자기가 갖지 못한 힘을 행사하는 수단으로서, 그들을 사회적이고 경제적으로 억압하는 사람들에 맞서 복수 시나리오를 실행에 옮길 수 있게 하는 도구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이야기들을 통해 자기의 지배자를 지배할 수 있는 것이다. 



관광객은 집으로 돌아가라?

p103

같은 곳에 장기간 머무는 여행자는 예외 없이 못된 장난을 당한다. 이런 장기 여행자가 현지에 머물다 보면 결국엔 폐를 끼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여행자들은 이야기를 할때 부인하기 일쑤이지만, 봉이 되는 느낌은 뼈저리게 아프다. 이런 경험은 분노와 자괴감, 쓰라림을 불러일으키지만 동시에 교훈적이기도 해서, 공정함과 정의에 대해 자각하고 인식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사기당하는 것에 대한 공포는 상당히 가지각색이다.(중략) 이런 경험들이 새로운 행동, 새로운 자기 탐구, 자기 수양을 하게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속임수와 장난에는 보다 광범위한 사회 문화적 의미가 있다. 사회학에서는 이를 "비하 의식"이라 불렀다. 이런 행위는 악의나 편견에서 나온 것이라기보다는 어떤 사람을 집단에 끌어들이거나, 성공한 사람이나 권력자에게 겸손함을 갖추게 하려는 의식의 일부이다. 



4. 여행 의례와 개인적 변화



p172

- 자신이 산업화된 사회의 중산층이라는 것이 자신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삶의 잔인함 또는 냉혹함, 기아, 질병, 죽음에서 보호해 주고 있는지를 알려줄 수 있는 증거인지도 모른다.

- 첫 방문자들은 마구 뒤섞인 감각적 이미지들을 접하고는 압도당하고 만다. 즉 냄새, 소리, 광경, 이 모든 게 하나로 녹아들어 어떤 인상을 이루고, 감각들이 꺠어나면서 경계 태세에 돌입하는 것이다. 특히 도처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 모른다고 의심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중략) 자기만의 초월 세계로 도망가야 할 때가 많다. (중략) 더 폭넓은 인류학적 시각에서 보면 여행자들이 차이를 접하는 기회는 대부분 제한적이고 대단히 의례적이다. 실제로 의례는 어떤 상황에 대한 통제권을 장악하려는 시도일 때가 많고, 따라서 일상적인 의례는 당혹감과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중요하다. 


p115

여행에서의 모험과 이방인

- "잠재적 방랑자 즉 다른 곳으로 떠난건 아니지만 마음대로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자유를 완전히 포기하지는 못한 사람"

- 경계에 위치한 집단이 가진 이런 뚜렷한 유동성이 이방인의 핵심적인 특징인 가까운 동시에 멀다는 특성을 낳는다. 이방인은 집단 내 많은 구성원들과 교류를 한다는 점에서 가까운 존재다. (중략) 가까우면서 먼 상태는 "무관심과 적극적 참여"로 이어진다. 이런 역동적인 모호함이야말로 이방인이라는 존재가 가진 특성이다. 이방인에 대해 나타내는 대표적인 태도들로 양가성, 무심함, 친근함, 두려움, 적개심이 있다. 

- 이방인에게는 어떤 상황에 대해 편견에 사로잡힌 인식과 평가를 낳는 이념이나 체제에 대한 강한 신념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낯섦"


- 모험은 그 시작과 끝이 명확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인생 전반"에 속하는 인접 부분들과 연속적인 흐름을 갖지 않는다. 모험은 하나의 경험으로서 "형태를 부여하는 자체적 능력에 의해, 또 대륙의 일부가 그렇듯이 인접 지역들에 의해 시작과 끝이 결정되는 인생의 섬"같은 것이다. 보험은 얽히고설킨 일상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자족적 경험이 된다. 모험은 어쩄든 통합된 연속적 존재에서 떨어져 나온 인생의 고립 영토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모험은 마치 꿈같은 비현실성을 띨 때가 많다. 그래서 역사와 무관하면서도 인상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 

- 모험은 불확실성과 예측 불가능성에 대처하는 게 핵심

- 위험감수는 모험의 본질이다. 현존하는 가장 유명한 산악인 라인 홅르 메스너는 이렇게 표현한다. "죽을 가능성이 없다면 모험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 위험이 이루고자 하는 목적이라면 위험감수는 그런 위험을 해석하는 방식이다.

- 등반가는 삶과 죽음이라는 이도 저도 아닌 상태에서 생기는 모호함, 불확실성, 곤란한 상황, 다시 말해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문턱성liminality, 즉 이도 저도 아닌 상태를 구성하는 요소들에 강하게 끌리는 것 같다.

- 위험감수는 보통 정보부족 떄문에 영향이나 결과, 성질 등에 대한 명확한 평가가 불가능한 것들이나 비밀을 밝혀내려는 욕구에 바탕을 두고 있을 때가 많다. 비밀을 알아내는 것은 "어마어마한 삶의 확장"을 가져온다. 따라서 모험은 "알수 없는 것", 즉 아직까진 불가사의한 영역에 속해 있지만 궁극적으로 생존을 위태롭게 할지도 모르는 위험과 위험 감수를 수반하는 행동들에 착수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 알베르카뮈는 "여행을 가치있게 하는 것은 두려움이다. 여행은 일종의 내면 체계를 붕괴시킨다. 우리가 정신적으로 의지하는 모든 걸 빼앗고, 가면을 벗겨 버린다.. 우리는 완전히 껍데기만 남는다

- 모험은 그 사람이 가진 문화적 짐, 즉 특정한 문화적 사고방식을 버리게 하는 것 처럼 보인다. 여행 특히 모험의 뿌리는 진정한 경험을 추구하는 것이다. 진정성 즉 직접 경험에 대한 예찬은 세계화된 세상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많은 현대 관광객과 모험가들이 진정성을 열렬히 추구하고 있다. 소위 원시 사회에서 경험하는 특성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말이다. 많은 서구인들이 자기 몸을 야생 그대로의 자연과 이국 문화에서의 위험과 스트레스에 내맡기면 "일상의 모든 것을 버리고 탈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진정한 자신을 만나게"된다고 믿는다. 

- 많은 모험가들이 자기가 한 모험을 회고할 때 가장 애틋하게 떠올리는 기억은 강렬한 동지애 즉 전우애를 나누던 상황이다. 이때 그들은 친목뿐 아니라 사람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도 서로에게 의지하지만 이 역시도 일종의 제국주의적 향수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섹스는 최고의 모험?

- 섹스야말로 대표적인 모험이라고 주장. 여행의 일부로서 섹스는 기껏해야 마지못해 부끄러운 현실쯤으로 존재를 인정받을 뿐이다. 그러나 모험에서 도덕적 방종은 간과되고 있기는 하지만 중요한 부분이다. 지멜은 에세이 <시시덕거림flirting>에서 이런 신체적 양가성을 잘 담아내고 있다. 그가 한 말에 따르면 시시덕거림은 가지는 것과 가지지 않는 것, 즉 승낙과 거절 사이에서 유예된 상태다. 시시덕거림은 책임감을 결여한 방종한 분위기로 현대적 의미의 모험을 상당부분 잘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갈망이라는 것이 흔히 그렇듯이, 이것 역시 일단 충족이 되고 나면 끝이난다. 일단 위험이 물러가고 좋았던 지난날을 회상할 때가 되어서야만 시시덕거렸다고 말할 수 있을 뿐이다. 모호함을 지속시키기를 바라는 욕구가 시시덕거림이 갖는 핵심적 특징이다. 


통과의례로서의 여행

p126

-개인은 우선 분리 또는 심화의례를 거친다. (중략)커뮤니타스에서 사람들은 사회 "바깥"에 함께 있게 됨. 

- 문턱성liminality=해질녘, 신년파티, 무국적자, 성소수자,건강상태, 병원, 국경: 너무나 불안정하고 모호해서 신비주의적 꺠달음 및 지식의 근원이 될 수 있으며 따라서 굉장한 변화들이 일어날 수 있는 상태: 일반적으로 굴욕이 크면 클수록 문턱성의 핵심적 특징이 되며, 보통 굴욕이 크면 클수록 통과 의례는 더 강렬하고 의미있는 것이 됨. 


p129

- 의례로서의 해외여행도 여행자의 새로운 지위를 널리 공표한다. 즉 성숙하거나 세상 물정에 밝거나 용감한 사람으로 말이다. 


p134

- 중요한 것은 여행자가 무엇을 하는가가 아니라, 그 행동을 현지인들이 어떻게 해석하는가이다. 그렇다면 여행자는 반드시 유연성을 가져야 할 뿐 아니라, 터무니 없는 일반화도 피할 필요가 있다. 예를들어 발칸반도 전쟁들에 대한 연구에서 마이클 이그나티에프는 격렬한 증오와 폭력을 만들어 내는 것은 문화적 차이가 아니라, 오히려 "작은 차이에 대한 나르시시즘"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지그문트 프로이트에게서 차용한 개념이다. 내 경험으로 보면 흔히 권력과 사회 경제적 불평등이 문화적 차이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다. 

- 여행에 계몽적 영향력이 있다고 엎어놓고 말하는 것은 상당히 무리겠지만, 여행이 스스로를 바라보는 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외국에 있는 동안 모은 여행 사진, 옷, 공예품을 진열하는 것은 자기 정체성과 여행 경험간에 확실한 연결 고리를 만든다. 



5. 여행안내 책자를 해석하는 법

p144

- 보통 현지 전통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이 업속, 흔히 식민주의적 특권의식을 반영하는 경고 같은 것만 나올 뿐이다. 



이미지는 이데올로기의 반영

p 155

- 좋은 사진이란 무엇인가? 

- 많은 나라를 돌아다니며 단기간에 급격한 성장을 이룬다는 목표만 봐도 애초에 심층적인 체험은 불가능 했다는 걸 알 수 있다. 

- 그들로부터 배우는 자. 

- 이국적인 면을 강조하는 복식은 압도적으로 선호하면서도 현대적 복식은 이상하리만치 무시했다. 어린이는 인기 있는 피사체였다. 어린이들은 위협적이지 않을 뿐 아니라 대체로 호읮거이고, 가던 길을 멈춰서 자기에게 말 거는 젊ㄹ은이들을 대단하게 바라봐주기 때문이다. 여기서 가부장주의라는 용어는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된다. 어린이들은 위험도가 낮은 피사체다. 침묵은 단어보다, 이 경우에는 사진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해 준다. 



6. 여행을 준비할 때 고려할 문제들


- http://travelinfo.cdc.go.kr/ 예방주사 등 

- couchsurfing.com카우치서핑

- www.0404.go.kr 테러 등-외교부 해외안전여행 웹사이트

- 필딩가이드: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장소(Fielding's Guide to the world's Most Dangerous Places)



p 174

- 숄 겸 담요겸 타월겸 스카프


p177

- 승객들은 현재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비행기 여행에 의해 상품으로 매매되고 있다. 비행기여행은 여행자가 대단히 붐비는 여정을 택할 수밖에 없도록 되어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 이런 저가 여행 시대에는 여행 안내서를 특정 장소를 피하는 데 이용할 수도 있다. 비행기 여행에 들어가는 환경 비용은 환경 논쟁에서 극비 정보에 속한다. 대류권으로 분출되는 폐기물의 양은 증가일로에 있으며, 땅에서 나오는 잠재 가스 매장량의 세배에 달한다. 내가 알기로 항공기 연료느 미국의 강경한 요구 때문에 세법상 부가가치세를 면제받는다. 흥미로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이와 대조적으로 기차 여행이 경우에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5분의 4까지 줄일 예정이다. 여행으로 인해 생기는 이산화탄소를 1인당 1년에 0.5톤으로 제한한다고 가정해보자. 0.5톤은 비행기를 타지 않는다면 자동차로 2만 2000킬로미터를 갈 수 있는 양이다. 또 미국 사람이 15년에 한 번 발리로 왕복 비행기 여행을 할 때와 자동차로 매년 1000킬로미터씩 15년 동안 달릴 때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같다. 그런 면에서 비행기 여행을 자주하는 것은 짧은 시간에 환경에 최악의 영향을 끼치는 셈이 된다. 



p 179

- 고독은 나쁜게 나쁜 것이 아니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민감해지게 하니까 말이다. 그렇게 사무쳐 오는 강렬한 감각은 기억 속에 경험을 아로새기는 역할을 한다. 또 사물과 자기 자신과 관계에 대해 깊이 성찰하게 된다. 고독은 너무 지나칠 때를 제외하면 소중한 것이다. 

- 한편 동행이 있으면 경험의 질이 높아질 수 있다. (중략) 서로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공포의 대상, (비)융통성, 낯선 것에 대한 (불)관용, 유머 감각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 


p183

- 기대를 안고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기간은 아주 신나는 단계이므로 이때 여행 일지를 쓰기 시작하는 게 좋다. 평범하고 세세한 준비 과정과 더불어,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들이 이 여행에 어떤 기대를 하고 있는지도 적어야 하낟. 기대감을 묘사하고, 어떤 기대를 하고 있는지 밝히고, 해외로 나가야 하는 이유를 기록하라. 예상되는 환경, 걱정, 공포를 상상해보자. 이런 여행 일지에는 외국인들에게 자신이 어떻게 비칠지에 대한 느낌과 기대를 기록해도 좋다. (중략) 겨로가적으로 해외에서의 경헝믈 최대한 활용하려면 스스로를 웃음거리로 만들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유머 감각이 반드시 상상려있어야 한다. 

- 확실히 위험한 지역은 제외해야한다. 우선 여행자는 방문지에 사는 사람과 어떤 가치관이 같아야 한다. (중략)


7. 짐을 가볍게 하고 여행하기

p198

- 가장 창의적인 사람이 불확실성과 지루함을 오래 잘 견딘다고 알려져있다. 여행도 그럴 수 있어야 한다. 즉 사람들에게 지루함을 견뎌 내는 법뿐 아니라, 그 진가를 느끼는 법을 가르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여행은 우리 안에 있는 어린 아이를 되살리는ㅅ ㅣ간이 되어야 한다. 여행은 상상력을 실제로 자극하며, 꼭 자극해야만 한다. 얼마나 많은 밤을 뱀이 침대 속으로 기어들어 오거나 암살단에게 습격을 당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잠을 설쳤던가? 그러나 이런 낯선 것에 대한 상상 속 공포는 긍정적으로 쓰일 수도 있다. 그건 분명 매혹적인 경험이 될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멍하게 있어야 할 때 얼마나 많은 걸 얻을 수 있는지 (중략) 

p200

-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 보는 것을 즐기지만 사실 이것은 대용품에 불과하다. 독자들은 블로그 게시물이 광범위한 익명의 독자층을 대상으로 작성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즉 블로그 글은 손으로 써서 친구나 친척에게 보내는 사적인 편지 같은게 아닌 것이다. 


p206

- '사진을 찍는다는 행위는 어딘지 약탈과 같은 면이 있다. 사람드을 찍는다는 건 그들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행위다. 찍히는 사람들 자신은 한 번도 본적 없는 방식으로 그들을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들은 절대 갖지 못한 그들에 대한 지식을 갖게 되면서 사람들은 상징적으로 소유할 수 있는 대상으로 바뀐다.' 손태그의 이런 지적은 대단히 부유한 사람들과 대단히 가난한 사람들 간에 역겨운 권력 불균형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훨씬 더 큰 설득력을 가진다. 언제 어디서나 자기가 원하는 것을 볼 권리가 있다는 엘리트 계급이 느끼는 특권 의식, 즉 오만함은 자본주의의 일부다. 나는 이런 사람들을 "나는 내가 바라본 모든 것의 주인" 여행 분파라 부른다. 

- 에드워드 브루너가 말했듯이 카메라는 관광객이 쓰는 가면이다. 현지인들은 때떄로 사진 찍는 사람을 보지 못한다고 불평하곤 한다. 따라서 현지인들이 사진에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 가능한 많이 알아야 한다. 한 친구는 사진 구도를 잡을 때 현지인들에게 적극적으로 조언을 구한다. 또 다른 친구는 현지인들에게 자기 카메라를 쥐여준 후 그들이 원하거나 그들과 그 장소를 내친구가 이렇게 찍어 줘씅면 하는 사진을 찍게 한다.



8. 현지인과 대화하기

p216

- '언제 어디서나 사람들을 갈라놓는 중요한 요소는 두려움이다. 해를 입을까 봐 두려워하고 거절당할까 봐 두려워하고 창피를 당할까 봐 두려워하고 두려워질까봐 두려워한다. 따라서 사람들을 만날 때 지켜야 할 첫 번째 원칙은 그들을 덜 두려워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때로는 퇴짜를 맞을 수도 있다는 걸 명심하자. 다만 그런 일이 일어나도 심각하게 우울해서는 안 된다.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리면 그 뿐이다.'


p223

가격흥정은 단순한 경제적 행위가 아니다

- 식민지 시대에 학자들의 흥미를 끌었던 질문 중에 이런것이 있다. 이런 식민지 사회들은 어떻게 해서 무정부 상태에 빠지거나 붕괴하지 안고 결속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이런 사회들에서 이질적인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준 것은 기관총이 아니라 결국 돈이었다. 여러 인종으로 구성된 복합 사회라는 새로운 개념이 문화적으로 다양한 사회들이 어떻게 특정 시장으로 통합되는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 흥정은 경제 행위르 극대화한 것이라기보다 의례일지 모른다. (중략) 내가 아무리 저가 여행자일지라도 나한테 바가지를 씌운 사람보다는 그래도 훨씬 부자라는 사실을 마음에 새기는 것이 좋다. 



9. 건강과 안전 문제

p260

- 샤워는 반드시 매일 해야 한다는 개념도 최근에 와서야 생긴 것이다. 역사적으로는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조차 되도록 삼갔던 게 목욕이었다. 엘리자베스 1세느 한달에 딱 한번만 목욕을 했고, 그 다음왕이었던 제임스 1세는 심지어 손가락만 씻었다는 말도 전한다. (중략) 청결함과 경건함이 연계된 건 19세기 사회 개혁가들 떄문이다. 


p273 

여성 여행자를 위한 안전 대비책

- 벨트에 고리로 걸어서 바지나 팬티 속에 쑤셔 넣을 수 있는 특수한 파우치

- 여성이 엄격한 복장 규정을 지켜야 하는 국가는 보통 가족의 가치를 대단히 강조하는 곳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런 면을 희롱을 당할 때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상대방 남자에게 자기 어머니나 누이를 대하는 것처럼 자기를 대해 달라고 부탁하라. 그러나 이런 전략이 통하려면 누이나 어머니처럼 옷을 입고 다녀야 함. 아버지나 친오빠 처럼 느낀다고 이야기하삼.



10. 좋은 여행 이야기 쓰는 능력을 높이는 방법

p287

- '자서전은 뭔가 수치스러운 것을 드러내 보일 때만 믿을 만한다. 자화자찬 일색인 사람들은 아마도 거짓말을 하고 있는게 분명하다. 속을 들여다보면 어떤 삶도 그저 실패의 연속일 뿐이니까 말이다.'

p289

- 성찰 대상은 자기 자신으로부터 타인까지 모든 영역을 아우른다. 개인적으로 어떤 상황을 어떻게 다루는지부터 자기가 방문한 곳과 그곳 사람들에 대해 알아낸 것까지 다양한다. 성찰은 또한 양측이 어떻게 서로 쌍방향적으로 영향을 주고 받았는지도 보여줘야만 한다. 그러려면 이전에 가졌던 기대치와 목표를 검토해서, 그게 얼마나 만족되었는지 또는 아닌지, 그리고 왜 그랬는지 자문해 봐야 한다. 

- 현지 조사의 일차적 목표는 다른사람들에 대해 배우고, 이런 이해가 어떻게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도 향상 시키는지를 깨닫는 것이다. 양측을 연관 짓기 위해 현지인들이 여행자나 연구자를 어떻게 보는지, 또 그들이라면 어떻게 방문자를 인터뷰할지 곰곰 생각해보자. 해외 여행의 경험이 자기에게 미친 영향뿐 아니라, 자기가 현지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래서 현지인들이 어떤 볗놔를 겪었는지도 고찰해야 한다. 관찰 가능한 상호 작용 패턴인 사회적인 영향과 함께 문화적 영향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이것은 무엇을 입증하는 사례인가?'라고 자문하자. 해외에 있는 동안 가장 연마하기 어려운 기술은 자신이 외국엔 온 여행자라는 특권을 가진 이방인이기 땜누에 자기에게 벌어진 일들과, 자기 성별이나 출신 민족이나 방문자 신분에도 불구하고 벌어진 일들을 구분할 줄 아는 능력이다. 

- 일상적이거나 습관적인 행동과 특이한 행동을 구별하려 노력하라. 비슷한 행동들을 반복해서 관찰한 결과들을 비교해도 그렇게 할 수 있다. 행동을 정형화 하지 않는게 대단히 중요하다. 특히 그런 행동을 근거로 가치 판단을 하지 말아야 한다. 참고로 그런 가치 판단은 보통 부정적이지만 떄로는 긍정적인 것도 있다. "고결한 야만인 증후군"에서 볼 수 있듯이 말이다. 예를 들면 "여성들은 여성 성지 걸제술이 여성에 대한 차별이라고 느꼈다"; 라는 모든 주장은 실증적 증거로 뒷받침해야 할 뿐 아니라, 할 수만 있다면 반증도 제시해야만 한다. (중략) 일이 그런 식으로 벌어진 것에 대해 "피해자 탓"을 하지 않는 것고 꼭 필요하다. 모든 관찰 내용은 "왜, 언제, 어떻게, 그리고 누가 득을 보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부연 설명이 되어야 한다. 보이스카우트 증후군도 피해야 한다. 보통 이런 증후군은 정의감에 찬 강렬한 분노에서 생기며, 이럴 때 여행자는 구원자라도 된것 같은 태도를 보인다. 이런 태도는 보통 잘못된 우워감을 보여주는 증거일 뿐이다. 

- 그럼 성찰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궁금하다면 단순한 비교나 대조에서 출발하자. 이런 환경을 고국에서의 환경과 비교하면 어떤가? 이 상황은 아침과 오후, 낮과 밤에 따라 어떻게 달라질까? 관찰자의 성별이 이 상황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흥미로운 문제를 만들어 내려고 노력하자. 이런 문제가 꼭 사회적 문제는 물론 지적인 문제일 필요도 없다. 이런 문제들은 분명 자기가 작성한 기록에서 모습을 드러냈을 모순들과 관련이 있을 때가 많다. 




*여행을 끝내며

p301

- 다행히도 여전히 모험을 할 여지는 남아 있다. 그래서 방랑기 가득한 모험심으로 인한 열망이 도저히 억누를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한 사람은 식민지나 군대나 화물선에서 그런 열망을 발산하기에 적합한 수단을 찾아낼지도 모른다. 그러나 대체로 그런 모험심은 참을 수 없는 불안감을 불러일으키고 새장을 벗어나기 위해 날개를 자꾸만 퍼덕거리게 하는 대대로 물려받은 가보와 같다. 교양 있는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이런 기질은 우리가 가진 도덕성 중보다 근대적인 부분과 곧장 불화를 일으킨다. 어떤 사람이 뼛속까지 순전히 방랑기로만 가득하다면 방랑자가 되면 된다. 그러면 본능이 만족된다. (중략) 그들 중에서 가장 그런 기질이 강한 사람도 방랑자가 되고 나면 반드시 못내 그리워하게 될 많은 고상한 욕구들도 물려받았다. 집에 눌러 앉아 잇자면 방랑자적 본능이 굶주리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런 욕구들도 그렇다. 결과적으로 그들이 가진 본성은 모순된 갈망을 갖게 된다. 그런 갈망은 어떤 아주 예외적인 상황 전환을 통한 우연에 의해서가 아니면 절대 만족될 수 없다. 

-막스 베버는 모험가를 지리적 경계는 넘어서지만 어디까지나 사회적 경계, 즉 자기 사회 내에서 부와 명성을 추구하는 독특한 유형의 이주자로 취급했다. 자본주의에서 위험은 장기적이고 계산이 가능한 반면, 모험에서 위험은 비합리적이고 단기적이다. 

베버가 평했듯이, "자본주의 사회의 모험이라 할 수 있는 이윤 취득은 온갖 종류의 경제적 사회에서 익숙한 것이다. ... 마찬가지로 모든 윤리적 제약을 비웃는 모험가가 가진 내면적 태도는 사람들이 정해진 부르주아 자본주의 경제 조건들에 순응하려 할 때 어디서나 맞닥뜨리게 되는 가장 강력한 내면적 장애물 중 하나였다" 자보눚의 정신은 만족감을 유예하는 능력, 즉 개인적 욕망을 하위에 놓는 능력을 중시한다. 반면 모험주의는 그 사람의 찰나적 기분과 야심에 완전히 몸을 내맡기는 것이다. 비합리적인 위험 감수는 "자본주의 정신"에 해로운 것이기는 하지만 모험주의는 좀 더 확실하게 약탈적 자본주의와 관계가 있다. 모험주의는 전통에서 탈피하는 한편 카리스마와 세속적 이익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 세계에 순응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모험주의는 대체로 수익을 기대하고 수익을 내는데 필요한 자원을 투자할 수 있는 상류층이나 중산층 사람들이 수행하는 일종의 사회 유동성 전략인게 확실하다. (중략) 물론 자본주의는 모험을 가치있게 여기지만 다른 문화들은 그렇지 않다. 


- 그렇다면 여행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일까? 경험에서 말하건데 그건 아니다! 인류학자처럼 여행하면 비판적인 자의식을 갖게 된다. 여기에는 변증법이 작용한다. 

- 인류학자들이 이런 후기 자본주의 시대에 가장 진지하게 맡고 싶어 하는 것이 트릭스터 역할이다. 즉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당연시 하는 가정들에 도전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내려면 여행에 필수적이면서 실제로 여행이 강화해 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자질이 필요하다. 바로 스스로를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느 태도이다. 이런 자질을 갖는 것은, 대체로 우리 모두는 평균 이상이며 거의 완벽에 가까울 정도의 존재라는 믿음을 갖기를 장려하는 우리 사회에서는 아주 어려운 과제다. 성공적인 해외 여행을 위한 중요한 열쇠는 여행자가 자기 자신의 교육과 경험에 스스로 책임을 지고, 떠먹여 주기만 바라는 사람이 되지 않는 것이다. 사람을 옴짝달싹 못하게 목을 죄는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해외로 나간다는 것은 자기가 이미 갖고 있던 것과 곧잘 상반되는 새로운 생각과 감정에 스스로를 노출 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때 열쇠는 겸손함이다. 

- 나그네는 모든 경험을 순순히 받아들여야 한다. 내가 사람들을 감동시킬 때만이 나도 감동을 받을 수 있다. 자기가 가진 약점을 숨기거나 부정할 필요는 없다. (중략) 의미있는 모든 사회적 관계는 어느 정도 신뢰를 필요로 한다. (중략) 이런 새로운 경험에는 따끔거리고 울렁거리는 불안감, 위험, 불편함도 포함된다. 명백한 것 너머를 보고 자기중심적인 태도에서 벗어나는 능력이 필요하다. 집중적인 현지 조사는 "아, 나 거기 가 봤어, 날 봐, 난 영웅이야" 같은 종류의 자만심을 드높이지 않는다. 대신에 자기 자신, 자기 사회에 대한 겸손한 태도를 갖게 한다.



* 역자 후기

p325

- 왜 그곳에 가야만 하는지를 다양한 관점에서 조명할 수 있어야

- 디지털 전자 기기들로 소통에 골몰하고 자기 경험을 웹에올리느라 분주한 여행자들의 모습을 시니컬하게 묘사한다. 정작 자기가 여행하는 지역과 거기서 직접 만나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이해, 또 자기 성찰에는 어느 때 보다 무관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 무엇을 보고 느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