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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분 에 물 주 기

연우의 여름

by 두치고 2016. 1. 28.

 

 

 

 

며칠 전 긴 꿈을 꾸었다.

그 곳엔 누구에게도 보여줄 수 없을 것만 같은

병든 자아가 고개를 쳐들고 있었다.

 

누군가로부터 간절히 받아들여지길 바라며 잠들었는데

꿈 속에서 돌아온 대답은 영원한 침묵이었다.

두려움와 절망이 전신을 두드려

그 꿈속에서 헐레벌떡 뛰쳐나왔던 그날,

 

그날을 딛고 오늘 나는 서 있다.

 

 

질문했다

마음을 뺏어간 존재들에게

이 우주에서 그대는 누구인가 하고.

 

 

썼다 지워지는 의미와 이름들

그 속에서

자리를 내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진정 자리를 내어주는 것

사랑의 자리를 내어 줄 수 있는 용기

 

 

수 백번 마음 속에 지우고 다시 적었던 이름,

그 낯선 이름으로

불리우고

부르며 살아가겠노라고

 

 

미소 짓게 하는

연우의 여름

나의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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