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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분 에 물 주 기

윤교수님 페북 중-

by 두치고 2013. 7. 14.




키작은 대나무.

난 뭘하고 있는거지? 이런게 삶이야? 라는 배부른 질문이
20년 너머 달려오던 길을 멈추게 했던 적이 있었다.
책을 읽고, 연구하고, 분석하고, 논문을 쓰다보면 
적어도 내가 궁금해하는 주제에 대한
나름의 지식을 얻어 '말'이란 것을 통해 '답'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어려울 것이라 생각하고 시작했지만, 실상은 더 심했다.

스스로 세워놓은 인생계획과는 상관없이
갑자기 다가온 가난과 의자라는 좌우의 갈림길에서
의자를 택하고 걸터 앉아 원하지 않는 일더미에 싸여
지쳐가고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다른 길을 모색할 때마다 의자는 나를 강제로 앉히고,
둥지는 내 날개를 접기 바랬다.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뭔가라도 해야된다는 생각으로
뭔가라도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에
정말 좋아하는 것이 뭔지를 생각하기 위해
두더쥐처럼 굴을 파고 들었다.
이미 시력을 잃어버리고 방향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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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킬. 아스팔트 도로 위, 목이 꺽이고 내장이 튀어나온 고양이를 지나쳐왔다.
로드킬. 길이 죽인다는 것인가? 길에서 죽었다는 것인가?
선택했던 길은 때때로 나를 죽일 수 있다.
이름 참, 잘지었다. 물론 오역에서 생산된 감탄이겠지만...

로드킬 당하기 전에 그들의 길을 없애고
내 길을 내야 한다.
아니, 그들의 길이 나의 목을 꺽어버릴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내 길을 내야 한다.
지금, 사소하더라도 할 수 있는 것만이라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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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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