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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렁 이 의 길/인 권 활 동 기 록 - 1 2 ~ 2 3 년

다듬어지지 않은 글

by 두치고 2013. 3. 24.



 

이 시절엔    정말  맨밥만 먹어도 맛있고 감사하고 행복했다

유일한 반찬인 고추장에 곰팡이가 썰고

유일한 반찬에 개미군단이 침투해    참담한 마음일지라도

(덥고 습한 날씨와 더불어 내 게으름으로인한 것이었지만)

볼품없이 생겼을 법한 현지카레 속에 썩은 재료들을 먹은 후  한동안 카레가 싫어졌을 지라도      싱가라와 푸츠카가 내 배를 달래주면 정말   행복했다      행복해서 스스로 행복하다고 중얼거리곤 했다   싱가라를 한입베어물면  입속에 가득 퍼진 삶은으깬감자와함께 미소를 지을 수 있다     

 

 

방글라데시는 덥고  내가 타일바닥을 뒹굴거리며 게을러 질 수 있는 수 많은  핑계들을 허락해주는 것 같았다

 

베이비택시를 타있거나 옥상위에 올라가있거나 집에 있거나 멍멍이들이 울부짖는 완전 새벽이거나   하더라도   크게 마음껏 소리질러  노래를 부를 수 있다       노래부르고 싶을 때 노래부를 수 있다 릭샤왈라가 노래 부르는 것 처럼

 

 

한국에서 생각하기엔 방글라데시가 오지이지만

방글라데시에서 생각하기엔 한국이 오지이다

 

   

자의든 타의든 쉴세없이 쏟아지는 정보 미디어에 노출되고 일주일에 5시간 이상 텔레비전을 보고 타인을 견재하고 타인과 경쟁하고  쉴세없이 무엇인가를 하지 않으면 안되고 자기와 다른 모습의 것들을 죽여버리는 농담들을 쉽게하고 옷사고화장하고옷사고명품사고옷사고가방사고옷사고구두사고성형하는 외모지상주의에 바다조차 주위에 건물들이 빽뺵이 들어서고 커다란 다리가 막고있는  그런모습을 한 도시 오지 부산

 

 

그런 환경속에서  맨밥만 먹어도 감사하던 내 모습이 사라져가는 것을 보고  난 도시 오지 타입은 정말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웃음이 매말라가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