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7.06 화
일상을 담은 담백한 글
그런대로 순탄한 여름방학을 보내고 있다.
중고 냉장고를 득템하지 못했찌만 아름다운 가게에 기부할 옷을 이따만큼이나 정리해 두었다. 쓸때없는 옷가지들을 정리해버려서 속이 후련하다. 내가 싫어하는 옷은 무조건 '아가'행. 옷들이 모두 제갈길 찾아가길. 현재 남아있는 옷들은 도저히 여자아이가 이쁘장하고 센스입게 입을만한 옷들은 아닌 듯 하다. 보라색 가디건을 산게 가장 최근에 옷을 산 것이라니; 나도 믿기지 않을 정도다. 하여튼 그래도 머리깍고 스님되는 날에는 저걸 다 정리해버려야지. 옷장에 티셧 하나, 바지 하나, 낡은 신발 하나만 남을 날. 그런 날은 생각만해도 행복하다. 그런날이 꼭 오길 바란다.
그리고 .... 통기타동호회도 가입했다. 아직 찾아가 보진 않았지만 방글라에서 한국오면 하고싶엇던 일 중 하나를 이제야 시작하게 된다. 나는 스트로크가 도저히 늘지 않는다. 3년 전부터 드문드문 해왔지만 뭔가 독학의 한계를 느끼고 있었기에 좋은 인연들을 만나서 통기타 재미나게 했으면 좋겠다. 100곡 정도는 자유자제로 연주할 수 있을 때까지 통기타는 쭉 해야지라고 생각은 했는데 또 뭔가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만남을 가질 생각을 하니 무섭다. 그래도 ㅡ나와 통기타군의 역사만 되짚어봐도 알 수 잇듯이ㅡ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가 없다.
며칠 전부터 도서관 출근을 시작했다. 내가 맷날 지각해서 셈을 기다리게 하고 있고 사실 공부하는 시간보다 엎드려 누워자는 시간과 밥먹는 시간이 더 길긴 하지만 그래도 바둥거리고 있음에 만족한다. 낙서 가득한 책상앞에 앉아있는 나의 뇌 한켠에 늘 존재하는 두가지 생각은 첫째, '내가 초읍 도서관 관장이라면 이 에어컨 강풍을 미풍으로 바꿔서 내 콧물질질 에취 현상을 막아줄테다', 둘째, 떠들 수 있는 열람실을 만들어 ㅡ 단 떠듬의 높낮이는 아!!!!!!!!!!!!!!!!!가 아니라 아- 정도의, 혼자 중얼거릴 수 있는 정도의ㅡ 언어학습을 위한 학습자들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줄테다'
초읍도 좋지만 초읍에서 사직으로 넘어가는 일명 월드컵대로 동네는 참 좋다. 운동하기 안성맞춤이다. 인적도 드물고 그렇다고해서 지레 겁먹을 정도로 으쓱 하지도 않고, 아시아드 축구장 주변을 미친년처럼 뛰어다녀도 아무도 신경쓰지 않아서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배가 고픈건 못참겠다. 다이어트도 다이어트지만, 먹는건 먹어야한다. 상추먹는 연예인은 정말정말 대단한것 같다.
초록색 일기장에 슥슥슥 일기쓰던 일상이 '웃기고 있네' 하며 사라져버렸다. 키보드 히으시오아이러쇼우럿쇼이디르고이 를 투탇툳토 치면은 너무 편하니까 손목에 연필 꽉쥐고 땀나는게 귀찮아지고 있다 ;;; 온라인 일기장의 단점은 내 글자체가 너무나 보편적이라는것 또 먼훗날 이 일기장을 보았을때 글자 하나의 모양으로부터 지금의 상황과 감정과 등등과를 짐작하기 힘들다는 것 이상한 그림이나 낙서를 끄적거리지 못하다는 것 Backspace키로 틀린 글은 지워버리면 귀신도 알 수 없다는 것
월요일에 핸드폰을 정지시켰다. 번호를 없애려고 하다가 다시 재가입해야 할때 가입비가 더 나갈 것 같아서 그만두었다. 월 4000원만 내면 문자나 전화받는것만 된다고 했다. 한달에 문자 몇개 썼다고 사만원 오만원 나오는 핸드폰 값이 이해가 안간다. 사만원만해도 사만원 곱하기 일년하면 약 오십만원돈인데, 그 돈이면 얼마전에 나온 미국 땡처리 왕복 비행기값이다. 덜덜. 하여튼 해서 기쁘다. 핸드폰은 사실 마음같아서는 없애버리고 싶다. 그래도 그냥 마음일 뿐이다. 정말 잘했다고 생각은 하는데 아쉽기도 하다. 문득 전화해서 '뭐하냐 잘지내냐' 물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그러지 못한다는 건 가끔은 외롭다. 사실 정지 시키기 전에 한번도 그런적이 없었기도 하네. 그러고 보면 예전에 누가 그랬다. '넌 참 외로운 인간이야' 응 그런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많이 변했다. 그래도 못하겠는건 못하겠다.
앞으로 해야할 일은 아르바이트 구하기 지나가다가 봤는데 월 50이고 일주일에 한시간만 출근하면 된다는 아르바이트 있던데 그거뭔데? 전단지인가. 아니면 중학교때 낚였던 것 처럼 다단계인가. 예전에 pc방, 주유소, 서빙, 전단지, 스텝 같은걸 해봐서 그런지 좀 더 까다로워 지는 것 같다. 무슨일을 하든 시급은 4500원은 넘었으면 한다 무슨일을 하든 외로운 것 말고 사람들과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곳이었으면 한다
하고 싶은 일은 에펙이나 웹디고급이나 키노트를 배우고 싶다 아 clair de lune도 끝까지 다 치고 싶다. 아 그리고 하루빨리 thanksmart 도 가고싶다 너무기대해서 실망하는건 아닌가 모르겠다.
하루 빨리 졸업해서 내가 원하는 일 하고 싶은 마음은 변함없다. 그렇다고 해서 현실도피는 아니다. 나도 내가 학생임 누리고 있다. 비록 나이 먹은 학생일지라도. 너무 무섭다. 무서워서 소름끼친다. 무서워 죽겠다. 무섭다. 그래서 무서움을 없애고자 오늘을 열심히 살려고 한다. 합리화일지도 모르겠지만. 밥도 열심히 먹고 티비도 열심히보고 더위도 열심히 느껴 열심히 땀흘리고 열심히 달리고 열심히 음악을 듣고 열심히 읽고 열심히 만나고 열심히열심히열심히
무료하고 지겹다 박진감 없고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하루하루를 모기에게 뜯겨가며 보내고있다